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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70여 년 전 강화 선두포의 타입캡슐이 열린다

“인류학자 오스굿의 시선, 강화 선두포” 특별전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은 ‘2019 인천민속문화의 해’를 맞이하여 “인류학자 오스굿의 시선, 강화 선두포” 특별전을 2019년 5월 15일(수)부터 2019년 8월 18일(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2에서 연다. 이 전시는 미국 예일대학교 예일피바디자연사박물관(뉴헤이븐, 미국)에 소장된 ‘축구공’, ‘가리’, ‘등잔대’, ‘파리채’, ‘빨랫방망이’ 등 미국 인류학자 오스굿의 수집품 64건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자리이다.

 

1947년 7월 7일, 바다를 건너온 푸른 눈의 인류학자와 수집품

 

 

 

1947년 7월 7일, 바다를 건너온 푸른 눈의 미국인 인류학자 코닐리어스 오스굿(Cornelius Osgood, 1905~1985)은 한국의 농촌 마을인 강화도 선두포를 비롯한 한국 여러 곳을 조사하고, 자신이 목격한 모습을 토대로 1951년 《한국인과 그들의 문화 (The Koreans and Their Culture)》를 펴냈다. 이 책에 “만약 누군가가 우리의 노력으로 인해 한국 문화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으로 만족할 것이다.”라고 적고 있어, 그가 한국을 조사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그가 수집한 한국 유물 342건은 미국 예일대학교 소속 예일피바디자연사박물관의 소장품이 되었다.

 

1947년 선두포 : 2017년 선두포

 

국립민속박물관은 오스굿의 책을 기반으로 2017년에 그의 발자취를 따라 강화 선두포를 70년 만에 다시 조사하고, 2018년에 두 권의 조사 연구 보고서를 펴냈다. 이 전시는 1947년과 2017년, 70년 간격으로 조사한 강화 선두포의 연구 성과와 함께 1947년 강화 선두포 생활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타임캡슐과도 같은 예일피바디자연사박물관 소장품 가운데 64건을 한국에 처음 소개하는 자리이다.

 

 

 

 

 

전시는 ‘1부. 선두포를 바라보다.’, ‘2부. 선두포를 기록하다: 1947, 그리고 2017’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선두포를 바라보다’에서는 오스굿이 바라본 1947년 선두포의 생활상을 재현한다. 그의 연구 기록을 토대로 복원한 사랑방ㆍ안방ㆍ대청ㆍ창고ㆍ마당과 수집품을 통해 외국인 인류학자의 눈에 비친 당시 한국인의 삶을 보여준다. ‘윷’과 ‘윷판’, 옥수수 속대로 만든 ‘등긁개’, 낱알이 고스란히 달린 ‘수수비’, 물고기를 잡는 도구인 ‘가리’, ‘등잔대’, ‘빨랫방망이’ 등의 자료는 70여 년 전 선두포의 시대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이 가운데 당시에는 너무 흔해서 그 가치를 인식하지 못했던 ‘가리’처럼 현재에는 사용되지 않고 사라져, 박물관에서조차 거의 볼 수 없는 유물도 있다.

 

‘2부. 선두포를 기록하다: 1947, 그리고 2017’에서는 1947년과 2017년 두 시기의 기록을 함께 소개했다. 1947년 오스굿이 2달 동안 강화 선두포에서 모은 자료를 중심으로, 2017년에 국립민속박물관이 7달 동안 진행한 선두포의 주민 생활과 살림살이를 기록한 결과를 함께 보여준다. 특히 두 시기에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었던 ‘호미’, ‘파리채’, ‘조리’를 비교하였는데, 이것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재질이나 기능이 이어지거나 바뀐 생활 용구로, 이를 통해 선두포 주민들의 삶에 있어서 지속되고, 또 변화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다.

 

두 시대의 두 관점

 

 

 

 

이번 특별전에는 70여 년 전 오스굿의 발자취와 수집 유물은 물론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시선이 담겨 있다. 1947년과 2017년, 70년 간격을 두고 두 번에 걸쳐 기록된 선두포의 조사 시기와 주체는 다르지만, 문화를 이해하려는 연구자들의 노력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오스굿의 기록과 우리의 기록이 우리의 모습을 알 수 있는 길잡이의 역할을 할 것이다. 이번 전시는 과거와 현재, 외국인과 한국인의 해석을 비교해보는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