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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박물관에서 만난 청령사터 오백아라한들

국립중앙박물관, <원주 청령사터 오백아라한전>
이웃집 할아버지들과 같은 친근한 모습의 아라한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오백나한이란 오백명의 '나한'이란 뜻인데, '나한'이란 불교에서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 가운데 사람으로는 최고 경지에 이른 사람을 뜻하는 말로, 본래는 '아라한'이었다. 그런데, '아'자를 빼고 부르기 쉽게 '나한'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사람이 깨달음을 위하여 수도정진하면 그 깨침의 정도에 따라, 4단계를 거쳐야 아라한이 된다고 하는데, 그 첫째단계는 '수다원' 단계이고, 둘째단계는 '사다함'인데 사다함과에 이른 사람은 한번은 윤회해야 하는 단계이며, 셋째단계는' 아나함'이고, 마지막 단계에 이른 수도자를 '아라한'이라고 한다. '아라한' 단계에 이르면,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 단계로 불가에서는 중생계에서는 부처님과 같은 단계로 여기고 있다. 부처님 당시에는 많은 수도자들이 부처님처럼 '아라한'과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여, 부처님은 수많은 아라한과에 든 제자들을 거느리고 주요 경전을 설하고 또 수행했다고 한다.

 

따라서 부처님처럼 해탈의 경지에 들었기에 그 능력도 뛰어나다고 생각하여 불자들에게는 자신의 작은 소원정도는 이루어줄 수 있는 능력있는 의탁자로 아라한을 믿고 의지하는 믿음이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부처님은 너무도 높아 감히 직접 복을 구하기 어렵고, 보살도 또한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서민들인지라, 어쩌면 그 모습이 자신의 모습과도 흡사한 '아라한'들이 친근하게 여겨져 이들에게 의지하는 신앙이 생겨난 것이다.

 

이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중인 원주 청령사터 오백아라한전은 강원도 영월군 창원리 밭에서 발굴된 돌로 조성된 아라한들로, 청령사는 고려때 창건한 절로 추정되나, 자세한 내력을 알 수 없고, 조선조 언제인지 폐사되었던 절이다. 오랫동안 절의 존재도 알 수 없었던 산골짜기 밭에서 농부의 괭이자루에 걸려서 발견되기 시작한 아라한들이 이후 문화재발굴조사를 거쳐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지금도 많은 절들에서는 부처님의 제자들을 모신 전각에 10대 제자를 비롯한 16아라한을 주로 모시고 있으나, 많은 아라한들을 모신 곳에는 500 아라한들을 조성하여 모시기도 한다. 그 아라한들은 부처님 처럼 다양한 재료로 조성되고 있는데, 청령사 '아라한'들은 흙이나 나무로 조성되지 않고, 돌로 조성되었기에 그나마 온전한 모습으로 다시 보게 되었다.

 

그런데 아라한은 부처나 보살과는 달리 마치 이웃집 할아버지들과 같은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어 사람들에게는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고 있다. 하지만 그 능력만은 뛰어나, 맹수를 강아지 다루듯 하고, 여의주를 들고 용을 희롱하기도 하며, 더러는 얄궂게 놀고 있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

 

박물관에서 반난 청령사터 발굴 오백아라한전은 이름도 잊혔던 청령사와 아라한 신앙의 역사적 유구성을 알게해준 전시회다. 해맑고 친근한 사람모습의 청령사 오백 아라한들을 돌아보며, 배불의 시대 어려운 삷을 살았던 스님들과 불자들의 고단함에 잠시나마 고개가 숙여진다.

 

내일이면 절의 문을 닫아야 할 순간, 저 아라한들을 땅속에 묻고 돌아섰을 스님의 마음을 헤아려보며 잠시 두손을 모아본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