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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들이

[화보} 염화시중의 미소, 마곡사 영산회상 괘불도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전시실, "꽃으로 전하는 가르침"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부처님과 관련한 그림을 불화라고 하는데 불화 중에 가장 큰 불화는 괘불이다. 괘불은 대웅전처럼 부처님을 모신것이 아니라, 대웅전 밖에 야외에서 법회를 할 때 의식의 주인공으로 부처님을 모시기 위하여 그린 불화이다.

 

이런 불화는 주로 부처님 오신날 또는 영산재 수륙재 등 많은 신도들이 모일 때, 절에 온 많은 신도들이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 안으로 다 들어가기 어려운 날 대웅전 밖에 괘불대에 걸고 법회를 하기 위하여 조성하였다. 그런 괘불은 너무 커서 행사가 끝나면 족자처럼 둥글게 몰아서, 보관함에 넣어서 불전의 뒷편에 주로 보관하고 있다. 이런 괘불은 행사에 많은 신도들이 모이는 큰 절에 주로 있는 것으로, 괘불이 있는 절은 그것 만으로도 절의 규모가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괘불의 원류는 유목민인 몽골인들이 창안한 불화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목초지를 찾아 말을 타고 늘 이동하는 생활을 하기 때문에 이동하면서도 부처님을 모시기 위하여 말에 실을 수 있는 크기의 이동에 편리한 두루말이식으로 부처님 그림을 그려서 가지고 다니면서 예불을 했던데 유래한다.

 

이런 불화가 한국에는 고려 후기 몽골시기에 전해져 괘불이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 들어와서는 부처님 뒷벽에 거는 탱화로도 발전하였다. 괘불과 탱화는 그 성격은 비슷하나, 탱화는 주로 부처님의 상 뒤에 별도로 그려서 붙인 것이다. 이런 탱화는 불교국가에는 모두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절에만 있는 특별한 불화이기도 하다.

 

그런데 괘불의 주제는 주로 '영산회상'의 모습을 그렸다. '영산회상'이란 부처님이 영산(영축산-靈鷲山의 줄임말)에서 법화경을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영축산에서 천상 지상 신과 인간들이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자 몰려든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깨달음을 얻고 기뻐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부처님 당시 으뜸 장면이다.

 

따라서  '영산회상'에는 부처님을 중심으로, 부처님을 보필하는 많은 보살(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부처님을 따르는 많은 보살들)과 사방을 지키는 호위 사천왕(이들도 보이지 않지만 우주의 잡귀들을 다스린다고 함), 천상의 각 단계별 무수한 신들과 지상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는 제자들, 기타 수많은 지상 신들이 가득메우고 있는 모습들이 부처님 주변으로 그 위계에 따라 배치된 것인데, 그 가운데 10대 제자들이 부처님의 주변에 그려져 있다.

 

그런데, 오늘 보는 마곡사의 괘불은 부처님의 머리 주변에 작은 부처님들이 화신불로 나타나 부처님을 호위하듯 떠있고, 그 모습은 마치 부처님이 화관(모자)를 쓰고 있는 듯 보인다. 화신불로 나타난 부처님은 7불로, 석가모니불 이전에 있었다는 과거칠불이라고 보기도 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부처님들이기에 석가모니불이 설법을 하는 가운데 나타나 함께 법회에 참여하고, 석가모니불의 설법이 진실임을 증명하는 증명불을 뜻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편 부처님은 양손에  아직 피어나지 않은 큰 연꽃 한송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부처님이 설법중 우주의 진리를 설명하면서 이를 비유적으로 들어올린 연꽃이다. 말로 다 할수없는 가르침을 연꽃 하나로 대신한 것이다.

 

이렇게 설법중 연꽃을 들어보이자, 천상 지상에서 모여든 모든 대중들은 어리둥절 하고 있었는데, 오직 가섭만이 깨달음의 미소를 지었다. 가섭이 미소를 지었다는 것은 부처님이 연꽃 한송이를 들어올린 이유를 알아듣고 진리를 깨달았다는 것으로, 이로써 가섭은 부처님의 법을 이어받게 되었고, 이를 '염화시중의 미소'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또 부처님의 마음을 전해받았다고 하여 이심전심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우리가 다른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도 그사람의 의도를 알아보는 것을 이심전심이라고 하는데, 바로 영산회상에서 석가모니불과 가섭의 법을 전해 받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다.  이것은 말로 하지 않고, 글로 표현하지 않고서도 마음에서 마음으로 법을 전하는 참선법의 효시가 되기도 하였다.

 

이런 뛰어난 제자 가섭은 부처님 당시 실제 나이가 부처님 보다도 훨씬 더 많았다고 한다. 가섭은 본래 부처님보다도 먼저 출가하여 수행자로 많은 공부도 하였지만,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부처님이 나타나자 주저없이 그의 제자가 된 것이다.  자신의 수행자 경력이 더 오래었음에도  나이가 어린 부처님을 스승으로 깎듯이 모셨다. 진리의 관점에서 불 때 나이가 어리지만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이 당연히 스승이고, 깨치지 못한 자신은 제자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스승인 부처님도 훌륭하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부처님을 스승으로 모신 가섭도 참으로 대단한 분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래서 그는 제자 중에 가장 뛰어나다고 하여 '마하'가섭으로 부르게 되었다. 그런 가섭은 부처님의 왼쪽에 꽃 바로 옆에 나이가 많은 노인으로 그려져 있다.

 

영산회상도를 실감나게 잘 그린 마곡사의 괘불을 보니, 2,600여 년 전 마치 법화경의 설법을 듣는 영축산에 올라 진리를 설하시는 법화삼매에 들어있는 듯 하였다.

 

전시안내:  "꽃으로 전하는 가르침"

                곳: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전시실 (서울 용산구)

                때: 2019. 04. 24 .~ 2019. 10. 20.

 

기자정보

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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