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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국악’ 대신 우리음악에 걸맞은 이름을 찾자

우리음악 정명(正名)찾기 추진위원회, 창립기념 토론회 열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세상에 이름처럼 중요한 것이 없다. 우리 천년의 역사 속에서 우리의 몸에 맞는 음악을 우리의 옷처럼 입고 키워왔으나 어느 날 갑자기 밖에서 들어온 옷이 우리 옷이 되어 원래 부르던 이름이 바뀌었다. 어느새 우리 음악은 국악이니 전통음악이니 하는 특수 분야로 불리면서 제대로 된 자식이 아닌 의붓자식 취급을 받는 상황이 계속되어 왔다.“ 이는 <우리음악 정명(正名)찾기> 모임 발기 취지문에 있는 말이다.

 

어제 저녁 4시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빌딩 20층에서는 국악계를 중심으로 전통문화예술 전문가와 학자, 언론인들이 모인 가운데 김연갑 아리랑학교 교장의 사회로 “우리음악 정명(正名)찾기 추진위원회> 창립기념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 시작에서 <우리음악 정명찾기> 모임 추진위원장을 맡은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은 “평소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모임을 통해 우리 전통음악에 붙여진 ‘국악’이라는 이름이 어쩌면 시대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고, 그 점을 다시 점검한다는 모임이 결성된다고 해서 우리 음악도 소중한 문화유산이기에 이 유산이 잘 되기를 마음으로 어려운 직책을 맡았다. 어떤 이름이 되건 바른 이름을 찾아서 우리음악과 문화예술이 이를 통해 크게 일어나기를 고대한다.”며 환영사를 했다.

 

이어서 예술원 회원 한명희 선생은 “우리음악을 ‘국악’이라 부르는 것은 적절한 그릇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우리음악에 대한 새로운 이름을 찾는 것은 당위성이 있다. 또 중요한 것은 새로 찾은 이름 쓰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만일 ‘한악’이란 말이 좋다고 결정되었으면 그걸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대중을 향해 실천적으로 써야만 한다. 그럴 때만이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고문을 맡은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은 “전통음악의 위상에 걸맞은 바른 이름을 찾기 위한 오늘 자리가 반가운 것은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시작된 활발한 논의는 전통문화예술이 더 큰 세계무대를 향해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더불어 모두가 한 방향으로 큰 물결이 되어 나아간다면 전통음악이 머지않아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거대한 문화 패러다임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인사했다.

 

인사말이 있은 뒤 추진간사를 맡은 김연갑 아리랑학교 교장이 간단한 경과보고를 하고 이후 본격적으로 발제강연이 시작됐다. 먼저 이동식 전 KBS 정책기획본부장이 마이크를 잡고 “국악은 바른 이름인가?”라는 제목의 발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국악’이란 말이 한ㆍ중ㆍ일역사 속에서 어떻게 쓰였는지를 확인했으며, “양악ㆍ국악이란 이분법, 음악과 그 하위 개념인 국악이란 이상한 이분법을 벗어나서 음악이란 큰 개념, 국악이니 양악이니 하는 구분이 없는, 음악이란 평등한 개념 안에서 우리 음악이 거듭나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면 그 출발점은 우리음악 또는 우리의 음악, 한국음악, Korean Music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국악 더 나은 명명(命名)을 위하여”의 제목으로 발제를 한 이광표 서원대학교 교수는 ‘민화(民畵)’와 ‘한민화(韓民畵)’라는 개념 풀이로 논의를 시작했다.

 

그는 “우리 상황에서 국악 명칭 논의를 바라보는 주요 관점은 식민지 극복 차원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여기에 객관화라는 관점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리즘과 로컬리즘을 진지하게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우리를 타자화하고 객관화하는 것이 훨씬 더 민족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악이라는 명칭의 극복에는 글로벌 상황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제가 끝난 뒤 참석한 사람들의 토론이 시작됐다. 특히 한겨레아리랑연합회 기미양 이사는 “‘국악’이라는 이름은 ‘국민음악’의 약자로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과 조선을 통합시키려는 일제의 정치적 의도가 작동된 것이다. 따라서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꾼 것처럼 국악도 일제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이름을 고민해야 할 때다. 그러나 이제 이름을 바꾼다면 통일 뒤 북한 쪽도 수용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내놓아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또 ‘국악’이란 말이 바뀐다면 국립국악원, 국립국악예술고등학교, 국악박물관 등의 반발이 있지 않겠느냐는 한 참석자의 조심스러운 의견이 제시됐지만, 이에 대해 한명희 선생은 “좋은 이름을 찾는데 대해 그런 반발이라 잡음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당위성이 담보되고 좋은 이름이 결정되었을 때 대중을 향해 써나간다면 그리고 대중의 호응을 받는다면 그런 반발은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토론은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대표, 최영식 한국가곡연구소 소장, 아리랑유랑단 문현우 단장, 전통예술진흥재단 김대진 기획팀장 등이 함께 했다.

 

참석자들은 “때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이제라도 우리 음악에 대한 올바른 이름 찾는 노력이야말로 민족정체성 차원에서라도 꼭 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