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밀양 만어사 삼층석탑
- 이 달 균
바다로 가지 못한 고기떼의 주검들
산이 부서지고 하늘이 기우는 날
통곡의 빛줄기 따라
나는 돌아가리니
기원이 간절하면 전설도 깨어날까
만어사 석탑은 오늘도 기다린다
아득히 밀려들어 올
남해 포말(泡沫)의 아우성
만어사(萬魚寺)는 절보다 너덜겅이 더 유명하다. 만어(萬魚)라는 이름대로 수많은 크고 작은 검은 너덜바위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 너덜겅 위에 작은 암자가 들어섰고, 지금은 차들이 편리하게 다니게 길이 좋아졌다.
이 바위들은 흡사 바닷물을 따라 들어온 물고기들이 돌아가지 못하고 누운 형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언젠가 바닷물이 찾아오면 고향으로 떠나려는 몸짓을 하고 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삼층석탑은 그런 염원을 안으로 삭이는 듯 고요히 절 마당에 서 있다. 안정감과 절제미가 돋보이는 고려시대 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