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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군자의 꽃, 부처의 꽃" 연꽃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겨울동안 땅속에 뿌리로만 있던 연은 봄이 되면 싹을 티운다. 싹이 튼 연잎이 5월이면 무성해지고, 6월 부터는 꽃이 피기 시작하여 7월~8월에는 연못에 온통 화려한 꽃을 피고, 늦게는 10월까지 꽃을 피지만, 10월에 접어들어 늦게 핀 연꽃은 열매를 맺기는 어렵다.

 

연은 불교의 상징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옛 선비들은 연꽃을 군자의 상징으로도 여겼다. 창덕궁 후원에는 작은 연못위에 부용정이 있는데, 부용정이란 연못에 피어난 연꽃같은 정자를 의미한다.

 

지금 전국의 연꽃밭에는 화려한 연꽃들이 피어나 매일 연꽃의 향연을 뽐내고 있다. 연꽃이 피어나면, 그 향기를 쫓아 벌들도 꿀을 따기 위해 몰려든다. 연꽃에서 꿀을 따는 것은 다른 꽃에서 꿀을 따는 것과는 달리, 벌들이 연꽃의 노란 수술 속으로 들어가 뒹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벌들이 뒹굴고 난 연꽃은 수정이 되는데 그려면 화려한 연꽃잎은 미련없이 떨어져 버리고, 연방만 남아 씨앗을 여물게 한다. 그런데 연꽃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정되기 전에 이미 연방은 그 모습이 갖추어져 있는 모습이다.

 

옛 사람들은 연못에 자라는 연잎과 연꽃 그리고 연자(연씨)를 보면서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에만 취하지 않고, 사람의 행실과 연관지어 의미를 찾았다. 그렇게  찾은 10지를 연의 10덕으로 부른다

 

연의 10덕

 

첫째,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더러운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 이제염오(離諸染汚)

둘째, 연잎에는 더러운 물이 닿아도 흔적도 없이 굴러떨어진다. 불여악구(不與惡俱)

셋째, 냄새나는 진흙밭이지만, 연꽃이 피어나면 연꽃향만이 향기를 뿜어낸다. 계향충만(戒香充滿)

넷째, 연꽃은 어디에서 피어나도 잎은 푸르고, 꽃은 아름답다. 본체청정(本體淸淨)

다섯째, 연꽃은 잎은 모양이 둥글어 부드럽고 인자하여 마음이 저절로 온화해진다. 면상희이(面相喜怡)

여섯째, 연잎줄기는 부드러워 바람에도 잘 꺾이지 않는다, 유연성과 포용성. 유연불삽(柔軟不澁)

일곱째, 연꽃을 꿈에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 견자개길(見者皆吉)

열덟째, 연꽃은 피면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 개부구족(開敷具足)

아홉째, 활짝핀 연꽃은 보는사람의 마음을 맑게한다. 성숙청정(成熟淸淨)

열째, 연잎은 어린잎부터 다른 것과 구별된다. 생이유상(生已有想)

 

이러한 연꽃의 특성을 관찰한 옛 사람들은 연꽃을 유교에서는 군자의 꽃이요, 불교에서는 깨달음의 꽃 곧 부처의 꽃으로 여겼다. 그런 연유로 옛부터 우리나라에는 많은 연못들이 있어왔지만, 식량을 생산하기 위하여 연꽃밭 대신 논을 만들기시작하여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사라졌었다. 그러다가 요즈음  많이 되살아나, 전국에는 연꽃을 볼 수 있는 연못들이 많이 생겨났다. 요즈음 그 연꽃들이 화려하게 피어나 장관을 이루고 있다. 연꽃이 피어나는 모습도 좋지만, 연밭을 경영하는 것이 논에서 쌀을 생산하는 것 보다도 수확도 더 된다는 현실도 적용된 것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연꽃을 볼 수 있는 곳들은 시흥의 관곡지, 남양주 두물머리 세미원, 남양주 봉선사 등이 있으며, 그 밖에는 절마다 큰 함지박에 다양한 방법으로 연꽃들을 피우고 있다. 지방에도 유명한 연못들이 많이 있는데, 충청도 부여의 궁남지, 태안 청산수목원, 전주의 덕진연못, 전남 무안 백년지, 경남 고성 상리연꽃, 함양 상림, 경북 경주 연꽃 등도 있다.

 

여름 한 철 화려하고 향기롭게 피어나 많은 사람들에게 눈과 코를 호강시켜주면서, 또 뿌리와 잎과 열매로 입까지 호강시켜주니 사람들에게는 정말로 귀하게 대접받기에 충분한 식물이다. 사람도 각자 연꽃처럼 귀하게 대접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피어나, 누구나 군자가 되고 부처가 될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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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