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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들이

[화보] 수종사에서 본 두물머리 운무(雲霧)와 해돋이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에 양수리가 있다. 양수리(兩水里)는 두물이 만나는 마을이란 뜻의 한문이름이고, 이를 우리말로 풀어쓰면 두물이 만나는 곳인 '두물머리'가 된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남양주시 두물머리 근처에는 운길산이 있고, 그 중턱에 수종사(水鐘寺)가 있다. 수종사는 조선 전기인 1458년(세조4)에 당시 임금 세조의 명으로 창건되었다.

 

당시 세조는 금강산으로 순행하고 돌아오던 중 이곳 근처 토굴에서 하룻밤을 노숙을 하게 되었는데, 한밤중에 어디선가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은은한 절의 종소리처럼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종소리가 어디에서 나는지 날이 밝아 확인해보니, 근처에 동굴이 있고, 그 안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며 소리가 났는데, 동굴의 한쪽에 있는 16나한을 발견하였다. 그리하여 이곳에  대웅전을 건립하고 절을 세운 후, 동굴에서 발견한 16나한은 나한전을 지어 모시게 하였다고 한다.

 

그 뒤로 조선을 지나는 동안 수종사 또한 많은 곡절을 겪었다. 창건이야기는 이와 같았지만, 이후로는 전하는 이야기가 별로 없다. 현재 남은 옛 자취는 팔각오층석탑, 승탑 1기가 있는데, 1957년 팔각오층석탑을 해체하여 본 결과 그곳에는 금동불 18구와 금동불감이 출토되었다. 이 유물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고 있다. 수종사 팔국오층석탑은 세조의 명으로 절을 지을 때 세운 것이라하며, 현재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등록지정되었다.

 

또 수종사에는 나이 500살이 넘는 큰 은행나무가 있는데 이 은행나무는 수종사의 전각들이 사라질 때에도 죽지 않고 살아남아 수종사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 은행나무는 세조가 절을 짓고 기념으로 심은 것이라고 한다.

 

수종사는 두물머리가 내려다 보이는 운길산의 8부능선에 자리잡아 아침에 동쪽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두물머리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곳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아침뿐 아니라 온종일 굽이쳐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기에 명승으로도 지정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조선 초 서거정은 이곳에 올라 동방에거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가진 절이라 칭송하기도 하였으며, 조선 후기에는 정조 때는 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생활 중 초의선사와 교류하며 터득한 한국의 차문화를 되살려, 두물머리가 내려다 보이는 이곳 수종사 정자에서 한국의 다도문화를 구현한 곳이기도 하다.

 

정약용은 수종사에서 보낸 즐거움을 "군자삼락(君子三樂)"에 견줄 큼 좋아했던 곳이며, 강진에서 다산을 찾아 올라온 초의선사와 수종사의 삼정헌(三鼎軒) 다실에서 초의선사가 만들어온 녹차를 우려내 차를 마시며 풍광을 즐겼다고 한다.

 

그런 역사적인 사연이 전하는 이곳 수종사는 사시사철 아름다운 두물머리 풍광을 함께 느끼며 즐길 수 있도록 무료 다실을 운영하고 있다. 멋진 풍광도 그곳에 머물렀던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그 품격이 달라지고, 재미있고 감동있는 이야기가 된다. 수종사에 오르면 권력자 세조의 창건이야기보다 백성들을 보살피고자 했던 다산과 한국의 사라졌던 차문화를 되살린 초의선사와의 우정이 더욱 아련하고 친근한 느낌이 든다.

 

지금 수종사에는 두물머리가 내려다 보이는 마당의 남쪽에 삼정헌이 있다. 이곳에는 한국늬 전통차가 마련되어 있는데 누구나 무료로 들어가서 다도를 체험할 수 있다. 또 다도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하여 전통다례를 지도하는 보살도 배치되어 친절하게 지도도 해주고 있다.  수종사를 찾는 탐방객이나, 운길산을 등산한 등산객이나, 수종사에 들르면 부담없이 차를 마시며 풍광을 즐기고, 전통차의 예절까지 배울 수 있는 곳이 수종사이다.

 

이에 감사하는 마음이 있으면 그에 대한 보답은 정해진 돈이 아니라 자신의 성의껏 보시함에 넣으면 된다. 또 없으면 그냥 마시고 돌아설 수도 있다. 차한잔에 5,000원이 넘는 요즈음, 전통차를 전통다기에 우려 마시면서 아름다운 풍광까지 즐길 수 있지만, 그 값은 스스로 정하는 곳이 바로 수종사인 것이다.

 

8월 초 장마철 비 갠 이른 아침일찍 동쪽에 떠오르는 태양의 붉은 기운과 함께 북한강의 운무를 보는 것도, 수종사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답고 귀한 장면이었다.

 

 

기자정보

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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