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창경궁 팔각 칠층석탑
- 이 달 균
네게선 외로운 타관의 냄새가 난다
코끼리 숨결 배인 낯익은 남방의 탑신
어디서 어떤 연류로 이곳까지 왔느냐?
아서라, 묻지 마라 퇴락한 이씨 왕가에
기꺼이 뼈를 묻는 문지기가 될 일이다
일각(一刻)이 여삼추(如三秋)여도 벌써 백년이 지났다
낯익다. 우리 것이라서 낯익은 게 아니라 동남아 여행이 보편화되면서 본 탑들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1470년대 중국에서 만들었는데 라마교의 영향을 받은 모습이 역력하다. 일제 강점기 때 어느 상인이 만주에서 가져온 것을 이곳 창경궁 후원 춘당지 연못가에 세웠다고 한다. 한때는 창경원이라 하여 동물원이 되었다가 다시 창경궁으로 궁 이름을 되찾았는데, 이래저래 사연 많은 궁궐과 탑이란 생각에 마음이 짠하다. / 이달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