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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이난초의 춘향가_김세종제’

동편제의 서슬과 보성소리의 섬세함을 모두 갖춘 명창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 김청만, 아쟁 명인 이태백이 고수 맡아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 완창판소리 ‘이난초의 춘향가’ 공연이 10월 26일(토) 하늘극장에서 열린다. 완창판소리 10월 무대의 주인공인 이난초 명창은 우아하고 기품 있는 소리로 잘 알려진 김세종제 ‘춘향가’를 부를 예정이다.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이난초 명창은 목포에서 김상용 선생을 만나 판소리에 입문했다. 이 명창은 1980년대 남원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후, 판소리 공부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이때, 동편제의 대가인 강도근 명창을 만났고, 10여 년 넘는 오랜 기간 동안 하루 10시간이 넘는 수련 과정을 거쳐 ‘흥부가’를 비롯한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배웠다. 이 명창은 소리가 힘 있고 분명한 동편제의 매력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대표 명창으로 꼽힌다.

 

 

1994년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부가’ 이수자로 지정되었고, 2019년 7월에는 ‘동편제의 맥_강도근 바디 흥부가’ 음반을 발매하는 등 동편 소리의 맥을 전승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 명창은 성우향 명창에게는 ‘춘향가’를, 안숙선 명창에게는 ‘심청가’와 ‘적벽가’를 배우며 보성소리의 섬세함까지 두루 갖췄다. 동편제와 보성소리의 장점을 온전히 계승한 이 명창은 거침없이 질러내는 상청이 좋을 뿐만 아니라 중하성의 표현력이 뛰어나며, 이면에 맞는 소리를 구사해 판을 휘어잡는 기량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

 

끝없는 배움의 자세로 노력한 결과, 이 명창은 1992년 남원 춘향제 판소리명창경연대회(현 대한민국 춘향국악대전)에서 당시 32살 나이로 최연소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2002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여섯 시간에 걸쳐 김세종제 ‘춘향가’를 완창한 데 이어, 나라안팎에서 30여 회가 넘는 완창 발표회를 여는 등 국악 인생을 올곧게 걷고 있다. 현재 남원시립국악단 예술총감독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난초 명창이 부를 ‘춘향가’는 19세기 말 김세종 명창이 빚은 소리다. 보성소리로도 칭해지는 김세종의 소리는 김찬업을 거쳐 정응민-정권진-성우향-성창순 등에게 전승되었다. 세밀한 음악적 표현을 중시하는 방안소리(*정응민 명창이 부잣집에 자주 초청되어 ‘방 안’에서 소리를 했던 것에서 비롯된 말로 아기자기하면서 섬세한 것이 특징)의 매력을 잘 드러내고 있다. 또한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하며, 춘향을 교양 있고 점잖은 여인으로 그린 것이 특징이다.

 

모친의 허락 아래 이도령과 첫날밤을 보내고, 체면을 차리느라 오리정이 아닌 담장 안에서 이도령과 이별하는 장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번 ‘완창판소리’는 선율 표현, 뛰어난 문학성으로 예술적 깊이를 인정받은 ‘춘향가’를 이난초 명창의 무게 있고 시원한 소리로 감상할 기회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 김청만, 아쟁 명인이자 남도음악에 능한 이태백이 고수를 맡았다. 해설은 유영대 고려대학교 국문학과 교수가 맡는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판소리 한 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첫 부대며, 가장 오래된 으뜸 완창 무대다. 고 박동진 명창이 남긴 뜻으로 1984년 시작된 이래, 성창순ㆍ박송희ㆍ성우향ㆍ남해성ㆍ송순섭 등 당대 으뜸 명창들만이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소리꾼들의 꿈의 무대다. 전통에 대한 자신만의 정체성을 지키며 득음을 위한 소리 내공을 쌓고 있는 당대 으뜸 소리꾼이 매달 이 무대를 통해 귀명창과 만나고 있다.

 

전석 2만원. 예매ㆍ문의 국립극장 누리집(www.ntok.go.kr) 또는 전화 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