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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천년 불가사의 미륵불이 있는 선운산 도솔암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  꽃무릇이 한창인 9월 말 고창 선운사를 돌아서 도솔천을 따라서 4km를 걸어 선운산 깊숙히 들어가면 도솔암이 나온다. 도솔암으로 길을 걷다보면 약 3.5km 정도 쯤에 둥글고 큰 바위동굴이 나타나는데, 이 굴의 이름은 "진흥굴"이다. 전설에 따르면 신라 진흥왕이 늙어서 왕위를 버리고 이곳에서 수행을 하였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전하는 진흥굴이다. 그런데 그때는 백제땅이었기에 진흥왕이 왔을 것 같지는 않다. 전설같은 이야기로 이굴의 영험함을 말하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된다.

 

진흥굴에서 조금만 더 오르면 도솔암이 나타나고, 도솔암에서 한고개 더 오르면 커다란 바위절벽에 마치 초등학교 어린이가 그린 듯한 모습의 천진스럽고 커다란 선으로 그린 돌부처가 나타나는데, 이곳이 도솔암 미륵불이다. 도솔암 미륵불은 언제 조성된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조선 후기 세상이 혼란스러운 때가 되자, 이 미륵불의 배꼽에 조선의 운명을 예언하는 비기(秘記)가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비기의 내용이 궁금하여 미륵불의 배꼽에 감추어진 미륵불의 비기를 꺼내려고 하였으나, 이곳이 가파르고 높은 절벽이라 감히 오르기도 쉽지않고, 또 비기를 열어보다가 미륵불의 천벌을 받을까 두려워 하여 애만 태울뿐이었다.

 

그런데 궁금하면 누군가 이를 열게 되는 것이 세상의 일이라. 이 비기를 열어본 사람이 나타났다. 1892년(고종 29) 8월 동학 정읍대접주인 손화중(孫華仲)의 접중(接中)에서, 민중을 구원할 이상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미륵의 비기가 반드시 필요하며 지금이 바로 비기를 열어볼 때임을 결의하였다. 이에 동학도 300여 명이 도솔암으로 올라가서, 청죽 수백 개와 새끼줄 수천 다발로 임시가교를 만들어 암벽에 올라간 뒤 비기를 꺼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동학도들이 비기를 꺼내었는지 또는 그 내용이 어떠하였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안타깝게도 미륵불의 배꼽에 있었던 비기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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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