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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독립운동

봄꽃다발에 미소 짓는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봄이다. 이 산 저 산에 봄꽃이 활짝 피는 봄이 왔다. 제주의 매화를 시작으로 구례의 산수유꽃에 이어 수도권인 양평 산수유마을에도 산수유꽃이 손짓하는 계절이다. 생존 여성독립운동가이신 오희옥 지사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뒤 어느 새 만 3년의 시간이 다가온다. 1926년 생인 오희옥 지사는 올해 만 95살로, 3년전 쓰러져 병원 신세를 지기 전인 92살까지는 '독립운동의 산 증인'으로 활약하셨던 분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장기간 입원 중인데다가 코로나19로 면회 조차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 면회는 지난 설날 전에 뵌지 한달 만이다. 

 

코에 튜브를 꽂아 영양을 섭취하고 계시는 통에 뵈러 갈때마다 오희옥 지사님을 기쁘게 할 선물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무엇이든 잘 잡숫는다면 병원 식사에서 드실 수 없는 것을 손수 만들어 대접해드리고 싶지만 그것도 어려운 일이라서 더욱 그러하다. 망설이다 화사한 꽃다발을 하나 마련해 가지고 갔다. 유달리 꽃을 좋아하시는데 예전에 집에 계실때 군자란 등 소소한 화분을 가꾸며 즐거워 하시던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현재 병문안은 병원 로비의 지정된 공간 외는 허락이 나질 않는다. 약속시간에 맞춰 간병인이 미는 휠체어를 타고 오희옥 지사님이 면회 공간으로 오시는 모습이 안쓰럽다. 미리 와 있는 아드님 내외와, 따님 내외의 이야기를 들으니 1달 전에 기자가 다녀 간 뒤로 상태가 약간 안좋으셔서 영양 섭취를 못하고 대신 수액으로 지내셨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기력이 조금 쇠한듯 하시다. 그래도 기자가 찾아가는 날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 기다리신다고 하니 코끝이 찡하다.

 

'봄에는 집에 간다' 라는 글씨를 써 보여주시면서 강한 회복 의지를 내 보이고 계시지만 코로나19 확산과 아직 병세 회복이 완전하지 않아 병원 신세를 지고 계시는 심정이 어떠할지 바라다 보는 가족들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면회온 아들딸을 위해 사랑한다는 하트 표시를 해주시며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 보이시는 모습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코로나19가 어서 사라져 받아든 꽃다발의 꽃내음을 마스크 없이 맡으셨으면 좋겠다. 더나아가 만물이 소생하는 봄처럼, 유일하게 찾아 뵐 수 있는 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께서 하루 속히 기력을 되찾고 병세가 호전 되시길 빌고 또 빌어본다. 

 

 

 

【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는 누구인가?】

 

오희옥 지사는 할아버지대(代)부터 ‘3대가 독립운동을 한 일가’에서 태어나 1939년 4월 중국 유주에서 결성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 1941년 1월 1일 광복군 제5지대(第5支隊)에서 광복군으로 활약했으며 1944년에는 한국독립당(韓國獨立黨)의 당원으로 활동하였다.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 오희옥 지사 집안은 명포수 출신인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1867~1935), 중국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1967), 만주에서 독립군을 도우며 비밀 연락 임무 맡았던 어머니 정현숙 (1900~1992), 광복군 출신 언니 오희영(1924~1969)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참령(參領)을 지낸 형부 신송식(1914~1973)등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현재는 서울중앙보훈병원에 입원 중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