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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본격적인 여름, 장마와 더위 대비하기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한 먹거리들, 보리ㆍ감자ㆍ마늘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96]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한 금수강산이라 말한다. 이러한 사계절의 변화를 일상에 접하면서도 봄은 언제부터인지 여름은 언제부터인지를 묻게 되면 정확한 답을 하는 사람들이 드물다.

 

우리나라는 양력과 더불어 음력을 쓰므로 다양한 답이 나오게 된다. 가장 보편적인 4계절의 구분은 24절기를 참고하여 말한다. 24절기를 기준으로 하여 여름의 시작은 입하(立夏)가 있는 5월 6~7일부터를 말하고, 장마철이 시작되는 하지(夏至)가 있는 6월 21~22일 무렵부터 본격적인 여름이 온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장 덥다고 느끼는 여름의 정점은 24절기 대서(大暑)가 있는 7월 23~24일 무렵이다.

 

지금 우리는 24절기 하지(夏至)를 지척에 두고 있다. 곧 절기상으로 보나 일상의 환경으로 보나 본격적인 더위와 장마가 시작되는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건강한 생활을 하기 위해 유의할 점을 짚어보기로 하자

 

 

1.  더위에 대한 대비

 

우리나라의 4계절에서 여름은 가장 건강할 수 있는 계절이라 할 수 있다. 여름에 우리가 적응해야 할 과제는 더위라는 비교적 쉽게 이겨낼 수 있는 단순한 외부요인이다. 이러한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여름이라는 계절이 에어컨이라는 변수로 말미암아 여름 감기도 걸리고 냉방병도 발생하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더위에 대한 대처는 인간의 몸이 열을 생산하는 능력은 있으나 열을 냉각하는 능력이 없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따라서 더위가 어느 한계를 넘을 때 적극적인 체열 조절은 발한(發汗)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따라서 건강한 보통 사람이 발한 능력이 좋으면 어지간한 더위는 쉽게 이겨내나 발한 능력이 떨어지거나 어느 시점에 조절력을 상실하면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일사병은 고온의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어 땀을 흘리면서 적절한 수액 보충이 원활하지 않거나 저농도의 용액으로 수액 손실을 보충하는 경우 혈액의 용적이 감소하게 되어 발병하게 된다. 증상은 더위로 인한 피로와 더불어 심박동이 빨라지고 극도로 위약해진다. 어지럼증과 두통이 있으며 땀을 많이 흘린다. 실신할 수 있으나 즉시 정상적인 정신 상태로 회복된다. 약간의 정신 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서늘하게 휴식한 지 보통 30분 만에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온다. 오심, 구토, 복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가장 보편적인 여름의 증상으로 체온 조절력이 일시적으로 마비될 때가 있는데 이때는 땀구멍이 열리고 수분의 배출이 한계를 넘으면서 진행된다. 한방에서 이를 ‘자한증(自汗症)’이라 말하며 가벼운 증상에는 생맥산(生脈散)을, 심한 증상에는 진찰을 한 뒤 황기를 활용한 다양한 처방으로 치료한다.

 

열사병은 고온ㆍ다습한 환경에 노출될 때 갑자기 발생하는 심각한 체온조절 장애이며, 때로는 생명을 앗아가는 아주 심각한 질병이다. 주 증상은 중추 신경장애이며 현기증, 오심, 구토, 두통, 발한정지에 의한 피부 건조, 허탈, 혼수상태, 헛소리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런 증상을 보이면 지체없이 입원시켜야 하며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환자를 서늘한 장소로 옮겨 열을 식히고, 옷을 시원한 물로 적시고 몸을 선풍기 등으로 시원하게 해주는 등 응급처치를 해주어야 한다.

 

열사병은 더위에 대하여 조절능력이 상실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증상으로 특히 발한 능력이 떨어져 땀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다. 따라서 발한 능력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경우 서늘한 환경에서 발한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유산소 운동을 충실하게 하고, 한약의 도움을 받아 피부의 순환과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의 여름은 고온 다습한 작업환경에서 노동하는 경우를 빼면 대부분 에어컨의 냉기에 의한 냉방병으로 더 고생한다. 따라서 가능한 한 냉방에의 노출시간을 줄이고 실내외의 온도 차이를 섭씨 5~8도 안팎으로 유지하며, 한 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일사병이나 열사병 같은 위중한 상황이 아니라도 한방에서 추천하는 생맥산을 구비하여 마시는 것도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 생맥산은 동의보감에 '사람의 기(氣)를 도우며 심장의 열을 내리게 하고 폐를 깨끗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라고 하여 여름 건강차 역할을 한다. 이러한 생맥산은 맥문동, 인삼, 오미자를 물에 달여서 여름에 물 대신 마시는 음료로 여름의 더위에 처져 늘어질 때 기운이 살리고 심신이 맑아지는 효과가 있다.

 

 

2.  습기에 대한 대비

 

습기에 대한 대비는 몸과 음식에서 진행된다. 몸에서는 습기와 더불어 불쾌지수가 늘어나고 몸과 마음이 처져 움직임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를 한방에서 말하는 습(濕)으로 적절한 표현은 인체 혈액순환의 정체라 할 수 있다. 곧 몸의 수분이 흐름을 잃어 나른하게 풀리게 되는 것으로 보통 더위 먹었다 하는 상황이 대부분 이 모습이다. 곧 복날은 우리 몸의 기능들이 포복으로 바짝 웅크린 형상으로 몸과 마음이 가장 귀찮은 날인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여름 보양식의 대표인 삼계탕이 이러한 복을 풀어내는 처방인 것으로 자연스레 복날은 반드시 먹어야하는 필수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삼계탕은 닭고기와 인삼의 조합으로 뜨거운 불과 같은 이미지를 지닌 음식이다. 이것이 몸에 들어가 불을 때서 몸 안의 눅눅한 습기를 날려 버리면서 기운의 순환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몸은 더워지지만, 몸의 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찌푸둥, 답답함을 날려 버리면서 활력으로 승화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삼계탕’을 자주 먹거나, 특히 습의 정체가 없을 때 먹으면 우리 몸은 더워서 못 견디는 상황이 되므로 적절하게 먹어야 하는데 되도록 복날처럼 더운 날에 먹는 것이 좋다. 아울러 더우면서 무기력 찌뿌둥 귀찮은 날이 아닌 힘이 없이 처지면서 피부가 힘을 잃어 끈끈한 느낌의 땀이 나면 닭고기에 황기를 넣어서 먹는 것이 좋으며, 여름이라는 계절에 아예 기운이 없으면 기운으로 습기를 날리는 ‘보신탕’이 추천 음식으로 기운이 왕성해지면서 몸의 습기와 열기를 피부로 배출하여 상쾌함과 활력을 얻을 수 있다.

 

여름철 더위와 습기로 인한 건강의 가장 큰 위해요소는 상한 먹거리이다. 곧 세균과 미생물이 증식하기 가장 쉬운 환경으로 오염되거나 부패한 음식을 섭취함으로 인하여 가벼운 장염상태나 식중독의 위험을 안게 되는 것이다. 현대에는 유통과정과 가정에서 냉장 보관을 철저하게 하기에 예년보다 위험성이 적지만 다른 계절보다는 신선도에 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 무렵부터는 가급적 어퍠류를 삼가며 단백질 계열은 날것으로 먹기보다는 가열 조리한 것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조금이라도 신선도가 의심스러운 음식은 아까워하지 말고 피하는 것이 좋다.

 

 

3. 하지(夏至)를 맞이하여 건강을 도와주는 제철음식

 

계절의 변화와 무관하게 건강하게 보내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평소 건강상태가 충실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이럴 때 생활에서 기본은 잘 먹고 잘 자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며, 먹는 것의 충실함 중에 제철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계절마다 제철음식이 있지만, 하지무렵의 체절음식은 독특함이 있다. 특히 우리나와 같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온대지역의 경우 보리농사를 마무리하고 쌀농사를 시작하는 분기점이 되는 시점이다.

 

① 보리

일반적으로 하지(夏至) 무렵이면 보리 수확을 해 햇보리가 출시되는 시점이다. 그런데 모든 곡물은 수확 직후가 가장 많은 영양분과 맛을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보리가 주는 모든 영양분을 취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시점이 지금이다.

 

보리는 세계 4대 작물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곡(五穀 : 쌀ㆍ보리ㆍ조ㆍ콩ㆍ기장) 가운데 하나며 쌀 다음가는 주식(主食) 곡물이다. 보리는 쌀에 견줘 소화가 빨라 쌀밥 50g을 소화하는 데 1시간 30분이 걸리는 반면, 보리밥은 같은 시간에 100g을 소화한다. 국제영양학회에서 동물실험 결과 쌀과 보리를 7:3 비율로 섞어 먹는 것이 몸에 제일 좋다고 밝혔다. 특히 보리는 다른 곡물에 견줘 섬유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배변에 도움이 된다.

 

특히 보리에는 비타민 B1과 비타민 B2의 함량이 쌀보다 많아 각기병 등을 예방하는 데 좋다. 또한 베타글루칸(β-glucan)이라는 식이섬유가 매우 풍부하여 당뇨병 환자나 과체중인 사람들의 건강식으로 매우 좋다. 이 밖에 싹이 튼 맥아는 엿기름이라 하여 곡물을 당화시키는 재료로 이용된다. 이 맥아는 강장제 및 각기병의 치료제로 이용되기도 한다.

 

 

② 감자

 

보통 우리가 먹는 감자를 하지감자라 부른다. 이는 하지가 지나면 감자는 썩기 때문에 하지 전에 수확을 거둬들여만 하기 때문이다.

 

감자는 열을 식혀주는 성질이 있어 여름철에 먹기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특히 위장과 췌장에 열체로 역류성 식도염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진행되는 경우 추천 음식이 된다. 이를 양방적으로 표현하면 감자의 전분은 위산과다로 생긴 질병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고 손상된 위를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감자는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는 비타민 C와 칼륨의 함량이 높아 기력을 회복시켜주기 때문에 예로부터 하지에는 감자를 먹었다.

 

③ 마늘

 

하지 즈음에 수확하는 농산물로 마늘도 있다. 특히 하지 바로 전에 수확하는 마늘은 연하기 때문에 장아찌를 담기에 좋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마늘을 “성질이 따뜻하고 매우며 독이 있다. 종기를 제거하고 풍습과 나쁜 기운을 없앤다. 냉과 풍증도 없애며 비장을 튼튼하게 하며 위를 따뜻하게 한다. 토하고 설사하면서 근육이 뒤틀리는 것을 치료한다. 전염병을 예방하고 해충을 죽인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마늘은 강한 냄새를 빼고는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하여 ‘일해백리(一害百利)’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마늘을 천연 정력제라 칭하는데 실질적으로 마늘 속에 포함된 단백질은 호르몬 분비를 활발히 해 정자(精子)와 난자(卵子)의 발육을 돕고 정력 증강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스코르디닌 성분은 음경의 해면체를 충만하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마늘 속에 ‘알리신’이라는 성분은 더운 여름철 떨어진 입맛을 증진시키고 소화와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하지 음식으로 즐겨 먹었다.

 

이 밖에도 현시점에서 건강을 도와줄 수 있는 제철음식으로 매실과 참외, 완두콩과 곤드레와 같은 다양한 먹거리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