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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소화기 장부는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다

먹는 양은 위장의 용적과 운동성이 결정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97]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의 생존의 바탕이 되는 의식주(衣食住)에서 특히 먹는 것을 말할 때 본능적인 것이 우선인지, 경험적인 부분이 우선인지를 고민한 적이 있다. 곧 신생아가 모유를 먹는 모습을 보면 본능이 우선인 것은 분명한데, 각 지역과 민족마다의 식습관을 살펴보면 경험에 따라 식생활이 이루어지는 양상을 볼 수 있다.

 

한편, 이러한 다양한 식생활에서 인간이 먹고 소화하는 것을 볼 때 아무래도 장(腸)에 인공지능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곧 무엇을 먹을지 선택하고 소화하는 과정을 볼 때, 인간이 의식적으로 인지(認知)해서 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서 정밀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에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한편으로는 보이는 모습에 순응(順應)하게 되고 한편으로는 좀 더 효과적인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되어 대략적인 흐름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를 구분하면 소화과정에서 비위라는 인공지능이 있고 흡수과정에서는 대장을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음식을 먹을 때 “비위를 맞추어 먹는다”라고 표현한다. 우리가 흔히 ‘상사의 비위를 맞춘다.’, ‘친구의 비위를 맞춘다.’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이런 사회적인 표현은 우리 몸의 소화기관 가운데 ‘비위를 맞춘다’에서 유래한 것이다. 비위라는 우리 몸의 장부조직이 어떠한 인공지능을 가지고 음식을 받아들이고 소화하는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한방에서 비(脾)는 췌장을 포함한 소화액을 분비하는 소화기 장부를 아울러서 말하는 것이다. 굳이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비장이라는 장부가 따로 존재하는데 우리말로 지라라고 하며 소화기 장부가 아니면서도 소화기능에 관여하는 장부기 때문이다.

 

모든 음식물의 소화는 췌장액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탄수화물은 췌액+침, 단백질은 췌액+위액, 지방은 췌액+담즙의 소화액이 결합하여 소화를 완성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위는 위장을 중심으로 위장의 용적과 소화기 장관의 운동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1. 비(脾) – 췌장에 맞춰 먹는 양과 종류를 조절

 

내 몸의 소화능력에 맞게 먹는 모습은 췌장을 중심으로 볼 때, 혀가 췌장에 뿌리를 내려서 췌액 분비 상태를 혀가 인지하여 혀가 음식을 감별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바탕 속에서 소화할 수 있는 종류와 양을 구분해서 소화할 수 있으면 맛있다고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삼키게 된다. 그런데 삼키는 것에 협응이 되지 않고 소화할 수 없으면 맛없다고 판정하면서 뱉어내게 된다. 이를 췌장을 중심으로 설명하면 췌장이 혀에 센서를 달아 음식을 감별해서 먹는 것을 조절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틀 속에서 췌액 분비량이 많으면 음식을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있고, 많이 먹을 수 있으며, 다양하게 먹을 수 있도록 뱃속에서도 당기고 마음에서도 당긴다. 반대로 췌액 분비량이 적으면 씹을수록 맛이 없어지고 씹기도 싫어지면서 적게 먹고 먹는 음식 범위가 줄어든다. 곧 췌액 분비량이 적으면 소화액의 균형이 무너져 특정 음식만을 소화할 수 있고 그 음식만 당기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날은 탄수화물만 소화할 수 있는 소화액이 분비되고 지방이나 단백질을 분비하는 소화액은 극도로 적게 분비되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탄수화물만 먹고 싶어지면서 밥알만 먹거나 면이나 빵만 먹고 싶어지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슬기롭게 적응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음식에 대해 연상(聯想)을 해서 자신의 췌액 분비상태에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곧 췌액 분비 상황에 따라 연상(聯想)을 하면 당기는 음식이 드러난다.

 

이렇게 췌장을 중심으로 소화액의 분비 상황과 맞물린 식생활을 하는 경향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2가지 있다. 하나는 음식을 오래 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음식을 급하게 먹으면 음식의 겉에 있는 조미료를 비롯한 양념 맛으로 먹는 것이지 음식의 전체 본 맛을 모르고 먹는 것이 된다. 따라서 음식을 최대한 오래 씹으면서 맛을 음미하면서 먹다 보면 자신의 소화액의 분비상황에 맞추어서 잘 먹을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혀가 속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곧 배는 고픈데 소화액이 부족하면 혀는 모든 음식을 맛없다고 판정하면서 저절로 안 삼키려 한다. 이때 뭔가를 먹고자 할 때 혀를 속이는 음식이 떠오르고 실제로 그런 것들을 많이 먹게 된다. 곧 조미료, 감미료, 기름으로 코팅해서 혀를 속이는 과자나 라면과 같은 것들이 맛있다고 여기며 먹게 된다. 이러한 음식은 혀를 속여 먹게 되기 때문에 음식을 삼키는 것에는 문제가 없지만 뱃속에 들어가서는 소화액이 부족하므로 소화가 잘 안된다. 그런데 이왕에 들어온 음식이니까 억지로 소화하기 위해서 소화액을 쥐어짜기 때문에 다음에 더더욱 입맛이 없어지게 된다.

 

 

 

2. 위 - 위장의 용적과 운동성을 기준으로 먹는 양을 조절

 

다음으로 위는 위장을 기준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양과 장운동을 온전히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먹는 양을 결정한다. 씹는 행위에 맞춰서 식도와 위장이 율동적으로 연동운동을 하여 씹다 보면 위장에서 음식물을 진공청소기가 당기듯이 저절로 넘어가면서 먹는 것이다. 이러한 소화기 장관의 연동운동은 씹는 행위를 따라 식도와 위장이 대장 방향으로 하행 운동을 한다. 위장 운동이 대장에 반사작용을 일으켜 대장운동을 촉발하면서 소장과 대장의 운동을 유도한다. 곧 씹는 행위를 따라 소화기 장관이 통일된 연관성을 가지고 율동적인 연동운동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씹는 행위를 따라 장에 운동성이 생겨서 위장으로 내려가려는 힘이 생긴다. 또한 씹는 행위로 장에 운동성이 생기면 입안의 음식을 위장이 당겨가는 힘이 생긴다고도 볼 수 있다. 곧 우리가 아무런 생각 없이 음식을 씹으면서 맛을 음미하는 동안 식도와 위장 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음식이 저절로 삼켜지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장의 용적과 운동성의 조합에 따라 먹는 양이 결정된다. 곧 위장의 용적을 100이라 할 때 위장의 운동성이 좋으면 위장은 자기 용적의 3배까지 받아들일 수 있으며 3배까지 받아들여도 위장이 가진 본래의 연동운동을 하게 되어 300을 먹어도 저절로 넘어가고 아무런 부담이 없다. 흔히 말하는 ‘대식가’, ‘위대한 사람’이 이들이며 실제로 성인의 위장 용적은 800CC 전후인데 위장의 운동성이 좋은 경우 2,400cc를 먹을 수 있다. 그래서 체격이 크고 위장의 용적이 넓은 사람이라면 3,000cc를 먹어도 소화에 부담이 없는 것이다.

 

한편으로 위장의 운동성이 느려지면 식도와 위장에서 밑으로 내려보내는 흐름이 약해지면서 음식이 안 먹히기 시작하면서 위장의 용적이 다 차면 배부름이 느껴진다. 곧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자신의 정량은 이렇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적당량은 위장의 용적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위장의 운동성에 따라 정량이 정해지기 때문에 컨디션에 따라 그날 받아들일 수 있는 음식량이 달라진다. 따라서 음식을 먹을 때 많이 먹고, 적게 먹는다 할 때 기준이 되는 정량을 아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씹는 행위와 식도 위장이 동조되어 움직일 때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곧 음식을 오래 씹어 먹는 사람은 씹는 행위와 식도 위장의 운동이 동조(同調)되어 자신의 정량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위장에서 분비되는 소화액과의 관계와도 연관이 있다, 곧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위장에서 자연스레 위액을 분비한다. 이때 분비되는 위액은 먹은 음식물의 평균 50% 정도가 분비되며 대략 20~30분 동안 활발하게 분비된다.

 

따라서 스스로 정량을 먹는다고 인식할 때 첫 수저에서 마지막 수저까지 10분 만에 먹은 경우, 100을 먹었다면 음식물의 양은 대략 80, 소화액은 20 정도를 분비하여 합이 100이 된다. 그러나 음식을 80정도 먹으면 소화액은 40 정도가 필요하므로 음식을 다 먹은 이후에도 위액이 분비되서 위장의 총량은 120 정도가 되어 과식한 모습이 된다. 흔히 먹고 난 뒤 배가 부르고 답답해지는 상태가 이러한 연유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음식을 오래 씹어 먹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대략 30분 정도 식사를 하였다면 스스로 정량을 먹어 100을 먹었을 때 위장의 구성은 음식물 67, 위액 33이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정양을 먹은 상태가 된다.

 

따라서 음식을 오래 씹어 먹으면서 식도와 위장이 동조하면 위장의 용적과 운동성의 합에 의하여 적당량이 되고 그 이상이 되면서부터는 운동성에 제약이 생겨 정량이라는 인식이 이루어지면서 씹기가 싫어진다. 곧 위장의 부담이 식도로, 식도의 부담이 연구개로, 연구개의 활동성도 둔해져서 삼키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안 먹게 된다.

 

따라서 위장은 자신의 소화액 분비 상황과 운동성에 맞추어 음식물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특정상황에서 음식물을 과하게 받아들이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해서 어지간하면 소화를 시키지만, 위장의 부담이 어느 선을 넘으면 구토나 설사로 위장의 부담을 스스로 줄이기도 한다.

 

 

3. 스스로 비위를 어떻게 조절하는가?

 

음식을 먹는 것의 기본 행위는 오래 씹는 것이다. 단순하게 살펴보면 음식을 오래 씹으면 기본적으로 소화의 효율이 높아지고, 음식을 오래 맛을 볼 수 있어 맛있고 맛없고를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씹는 행위에 맞추어 식도와 위장의 연동운동을 유도해서 삼키는 작용을 원활하게 한다. 그러므로 음식을 오래 씹어 먹게 하고 스스로 당기는 대로 알아서 먹을 수 있도록 의식과 감정을 자유롭게 하다 보면 저절로 비위를 맞추어 먹게 된다.

 

이러한 비위의 인공지능 작동이 이루어진다면 여기에 ‘나’라는 주체가 행하는 반응이 있다. 곧 비위에서 먹는 양을 조절한다면 내가 먹는 것으로 비위의 기능을 조율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먹는 행위의 비위의 기능은 서로 주고받으면서 완성되므로 흔히 잘 먹는 행위를 통해 비위의 기능을 증대시킬 수 있다.

 

첫 번째는 음식의 간과 맛에 따라 조절된다.

 

간은 위장을 중심으로 한 운동성의 마중물이 되어 간이 싱거우면 운동성이 떨어지고 간이 세면 운동성이 높아진다. 특히 위액의 분비와 위장의 운동성이 중요한 단백질을 섭취할 때는 간이 맞거나 짭짤해야 소화를 시킬 수 있다. 따라서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 하여도 생선이나 고기를 먹을 때 소금기 없이 먹으면 거의 못 먹거나 조금밖에 먹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모든 것에 적당함이 중요한데 그 적당선이 간이 맞은 상태다. 제각기 적당한 간이 맞은 상태의 염분 농도가 있다. 이러한 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소화능력을 높여줘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는 방편이 된다.

 

맛은 췌장과 소통하는 도구다. 보통은 췌액 분비가 넉넉하면 모든 음식이 맛있다고 느껴져 많이 먹게 되지만 반대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췌장을 자극해 소화액을 많이 생산하고 많이 분비하게 한다. 따라서 인간은 자연스럽게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 노력하게 되어 있다.

 

이러한 맛을 위한 다양한 식재료의 개발과 요리법이 연구되고 있으며 맛의 기본은 신선한 양질의 식재료와 조화와 균형 속에 이루어진다. 이때 맛은 단맛과 감칠맛 등의 기준에서 미각을 깨우는 적절한 상태며 우리나라 말의 달달하고, 매콤하고, 새콤하고 쌉쌀한 맛 등으로 표현되는 맛이다. 곧 맛의 균형이 깨어진 상태로 맵다, 짜다, 쓰다. 시다로 표현된다면 이는 맛이 없는 것에 속한다.

 

두 번째는 ‘기분’이란 변수에 의하여 조절된다.

 

우리 몸의 점막 생리는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폭이 크다. 특히 먹는 것은 기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유쾌하고 부담 없는 식사는 장의 운동성을 증진하고 소화액의 분비를 촉발하며 반대로 불편한 식사는 장의 운동성을 억제하고 소화액의 분비를 제한한다. 따라서 최소한의 소화능력을 방해하지 말아야 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먹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 곧 먹어야 한다는 부담이 식욕과 소화능력을 가장 많이 떨어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