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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61. 부부금실 잉꼬가 아니라 원앙이다


“차인표, 신애라 부부 연예계에서 잉꼬부부로 통하죠. 참 부러워요. 요즘 시대에 이렇게 열심히 기부하고 재미있게 사는 부부들이 얼마나 될까요? 참 배울게 많은 부부 같아요.” 다음에 어떤 누리꾼이 올린 글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잉꼬를 금실부부의 대명사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잉꼬(いんこ, 鸚哥)”는 일본말로 ‘앵무새’입니다. 참 이상합니다. 우리의 머릿속에서 ‘앵무새’는 남의 말만 흉내 내는 새라는 ‘별로 안 좋은 이미지’가 있지만 ‘잉꼬’라고 부를 때는 왠지 ‘잉꼬부부’ 같은 말을 떠올려 좋은 이미지로 둔갑하지요. 속사정은 잉꼬=앵무새인데 말입니다.
 

고려시대의 학자 이인로의 시 <내정사비유감(內庭寫批有感)>에는 "공작 병풍 그윽한 곳에 촛불 그림자 희미하고 / 원앙새 잠든 모습 행복한데 어찌 헤어져 날으랴 / 스스로 불쌍하구나, 초췌한 푸른집의 처녀가 / 언제나 남을 위해 시집갈 옷만 지어 주는 처지임을"처럼 원앙이 나옵니다. 그처럼 원앙은 문학 작품이나 그림에 자주 등장하고 신혼부부의 베개에 수놓을 만큼 예부터 우리 겨레가 예부터 부부금실을 상징했던 것은 잉꼬 곧 앵무가 아니라 원앙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관보> 제 13536호(97.2.15)의‘일본어투 생활 용어’에 보면 ‘잉꼬부부(鸚哥夫婦) = 원앙부부’로 되어 있고, 부부금실의 상징인 원앙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릿과의 물새”라고만 설명합니다. 나라말의 표준이 되어야 할 ≪표준국어대사전≫은 어째서 이런 잘못을 저질렀는지 어이가 없습니다. 이제라도 앵무(잉꼬)와 원앙(오시도리)조차 구분 못 하는 잘못은 바로 잡아야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