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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양기 살리는 '부추'

[한의학으로 바라본 한식 1]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사회 전반에 걸쳐 보신 열풍이 일고 있다. 정력에 좋다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혐오스러운 것까지 먹기를 서슴지 않는 사람들 이야기가 때때로 이슈(issue)가 된다. 하지만 막무가내식으로 아무것이나 먹다가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그래서 여름이면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값도 싼 식재료인 부추 곧 '비아그라 채소'를 권해본다. 

옛날 어떤 아낙이 남편에게 부추를 먹였는데 효과가 매우 좋아 집까지 부수고 부추를 심어 남편에게 먹였다고 하여 '파옥초(破屋草)'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고, ()을 오래(=) 동안 유지(=)한다는 뜻이 담긴 '정구지(精久持)'라는 경상도지방 사투리도 있다. 또 양기를 일으켜 세우는 풀이라는 뜻의 '기양초(起陽草)'라고도 부른다.  

신선하고 청량감이 있는 부추의 독특한 성분인 알리신(allicin)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돕고 카로틴·비타민B1·B2·C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비타민의 보고라 일컬어지고 있으며, 칼륨·칼슘 같은 무기질도 풍부하다. 또한 다량 함유되어 있는 섬유소는 혈액에 쌓인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장의 연동을 활발하게 해 주어 변비에 효과적이다. 부추의 독특한 냄새는 황알릴류(Allyl sulfide )라는 물질로서 양파와 같은 성분이지만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의 함유량은 부추가 양파보다 2배 정도 많다 

   
▲ 부추해물잡채

동의보감에 구채(韮菜-부추)라고 한 부추의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매우면서 약간 시다. 약기운은 심()으로 들어가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위속의 열기를 없애주며 허약한 것을 보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해주며 가슴이 답답하고 아픈 증상을 없애준다. 부추는 가슴속에 있는 나쁜 피와 체한 기()를 없애주고, 그리고 간기(肝氣)를 충실하게 해준다.  

채소 가운데서 성질이 가장 따뜻하고 사람에게 이롭기 때문에 늘 먹으면 좋다고 했다. 그리고 구채자(韭菜子-부추씨)는 성질이 따뜻하고 몽설(夢泄-잠을 자다가 꿈속에서 성적인 쾌감을 얻으면서 정액을 내 보냄)과 오줌에 정액이 섞여 나오는 것을 치료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며, 양기(陽氣)를 북돋아 준다. 

여름에 담그는 오이소박이·배추김치에 부추를 부재료로 사용하면 부추의 살균작용으로 더운 날씨에 김치가 빨리 시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이와 배추의 냉한 성질을 떨어 뜨려 조화롭게 한다. 비오는 날이면 부쳐 먹는 부침개에 부추를 넣으면 평소 밀가루음식이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들도 속편하게 먹을 수 있다.  

육개장이나 영양탕에 넣으면 양기를 더할 뿐만 아니라 잡냄새를 없애는 효과까지 있는데 오래 끓이면 질겨지므로 요리의 마지막 단계에 넣어 살짝 끓여야 한다. 술독(酒毒)을 풀 때 된장국물에 부추를 넣어 끓인 죽을 먹거나, 부추에 식초를 타서 살짝 끓인 물을 따뜻할 때 먹으면 금방 몸이 거뜬해진다.  

이외에 원()나라 인종(仁宗) 황제는 양고기, 부추, 구기자에 쌀을 넣어 끓인 양신구채죽(養腎韮菜粥)을 먹고 성기능을 회복하여 자손을 낳았다 전한다. 

부추는 잎이 연하고 가늘며 끝까지 곧게 뻗어 있고 광택이 나며 특유의 향이 강한 것이 신선한 것이다. 또한 잎이 축 쳐져 있지 않고 통통하고 넓으며 진한 초록색을 띈 것이 좋다. 

"여름철 부추는 인삼, 녹용보다 좋다"는 옛말이 허투루 한 말이 아니다. 구하기 쉽고 저렴한 부추 요리로 더위에 지친 남편의 활력과 입맛을 충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