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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결의(桃園結義)와 '복숭아'

[한의학으로 바라본 한식 4]

   
▲ 복숭아 화채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중국 소설의 대표 삼국지는 복숭아꽃이 활짝 핀 봄날 유비·관우·장비가 어지러운 세상을 구하기 위해 의형제를 맺는 도원결의로부터 시작된다. 화사한 꽃을 자랑하던 복숭아가 꽃이 어느새 열매가 되어 시장에 출하되기 시작했다.  

복숭아의 원산지는 중국 황하유역과 서북부인 섬서성(陝西省감숙성(甘肅省)의 고원지대이다. 행복과 부귀를 상징하는 나무로 혼인의 문장으로 쓰이는 등 일생 중 가장 상서로운 날을 꾸미는 장식물로 사용된다. '신선의 과일'이라 불리고, 도연명의 '도화원기'에는 이상세계의 입구에 복숭아 숲이 등장한다. 복숭아는 봄이 되면 제일 먼저 개화하는 양기(陽氣) 왕성한 과수로 음귀(陰鬼)인 귀신이 가장 두려워한다 하여 '귀신 떼는 데는 복숭아나무 방망이'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다. 그러므로 집 안에 복숭아나무를 심지 않으며, 제수로 사용하지도 않는다.  

이는 복숭아가 축귀(逐鬼)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상신까지도 내쫓는다고 생각한 이유에서이다. 아울러 사기(邪氣)나 병귀(病鬼)를 몰아내는 데도 효과적이라 믿었기 때문에 정신병을 치료하고 여역 등의 전염병을 다스리는 데 쓰기도 했다. 

특히 중국인은 이 복숭아나무와 씨로 만든 부적(符籍)을 악귀(惡鬼)에 대한 강력한 액막이로 간주하여 널리 쓰였다. 그것은 장수를 누리게 하고 어린아이에게는 생명에 결속시켜 주며, 악의 힘을 막아주는 신비스러운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한방에서 복숭아나무는 쓰이지 않는 부분이 없다. 오행중 금()에 속하는 과일로 폐를 건강하게 한다. '동의보감'에 열매는 성질이 뜨겁고 맛은 시며 얼굴빛을 좋게 한다. 진액을 생기게 하고 장()을 윤활하게 하여 대변이 잘 나오게 한다. 복숭아씨는 어혈(瘀血)로 인해서 여성의 월경이 막히는 것을 치료하고, 새로운 피가 생기게 해 가슴앓이를 멎게 한다고 했으며 복숭아털 또한 도모(桃毛)라고 해 여성의 심한 하혈(下血)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복숭아 잎은 악귀와 사기(邪氣)를 물리치는 효능이 있어서 어린 아이들이 자다가 잘 울거나 가위눌리는 증상 등에 민간요법으로도 많이 사용되어 왔다.

복숭아꽃 또한 요긴하게 사용된다. 꽃이 떨어지면 꽃받침을 모아 밀가루로 떡을 만들어 먹었는데, 여성들의 뱃속에 딱딱하게 뭉친 덩어리를 풀어 내리는 효능이 있고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해 요로 결석의 약으로도 사용된다. 복숭아는 장어 그리고 자라고기와 상극이다. 장어를 먹은 후에 복숭아를 먹으면 설사하기 쉽고, 자라를 먹으면 가슴통증을 일으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 이유는 장어의 지방 소화에 이상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다랑어 등 생선을 먹고 식중독에 걸렸을때 복숭아를 껍질째 먹으면 증세가 가라앉는다.  

복숭아는 공기에 닿으면 색이 변하기 때문에 레몬즙을 뿌리거나 설탕을 뿌려둔다. 생과일로 먹거나, 오미자 국물에 띄워 화채를 만들어도 좋다. 저장을 위해 쨈이나 설탕시럽 물에 조려 병조림이나 통조림을 만들 수 있다. 복숭아를 조려 두었다가 떡에 넣으면 복숭아의 향기로운 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