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지이야기까지 하고난 룡호는 슬그머니 눈길을 떨구며 입
을 꾹 다물었습니다. 뒤늦게야 철없이 이런 이야기를 해서 장
군님께서 마음 쓰시면 어쩌나 하는 근심이 들었던것입니다.
그런데 장군님께서는 고뿌메 단물을 부어 룡호의 손에 들려주
며 어서 마시라고 하는 것이였습니다 ..
잡지 <아동문학> 1998.12. 6쪽
"달게 만든 물"이 `단물'일 테죠. 하지만 북녘에서는 남녘과 조금 다른 뜻으로 `단물'이라는 말을 씁니다.
┌ [북녘]
│ (1) `민물'을 짠물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 (2) 단맛이 나는 물. 쓴 물
│ (3) 청량음료나 약품을 만들 때에 쓰는 진 하게 졸인 사탕물
│ (4) 고기붙이나 물고기 등을 끓이거나 고았을 때 우러나오는
│ 입맛이 단 구수한 물
│ (5) (남새나 나물 등을 절이거나 삶을 때)제맛이 나는 물
│
├ [남녘]
│ (1) = 민물(소금기가 없는 강물,냇물,우물물,호숫물)
│ (2) 단맛이 나는 물
│ (3) 알짜나 실속이 있는 곳
│ <그 많던 재산에서 단물을 다 빼먹고 찌끄레기만 넘겨 주냐?>
│ (4) 칼슘 및 마그네슘 염류가 적은 물
│ (5-북) 청량음료나 약품을 만들 때 쓰는 진하게 졸인 설탕물
│
├ 청량음료(淸凉飮料) : 탄산가스가 들어 있어 맛이 산뜻하고 시원한
│ 음료를 통틀어 이르는 말. 사이다, 콜라 따위가 있다
└ 음료수(飮料水) : 사람이 갈증을 풀거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물
글귀에서도 나오지만 `고뿌'라는 말도 남녘과 다릅니다.
[고뿌-북녘] 유리,사기,비닐,알루미니움 같은것으로 만든 운두 높은 잔
하지만 이 말은 네덜란드말 `kop'을 일본사람들이 `고뿌'로 읽어서 나온 말입니다. 그래서 남녘에서는 `잔'이라는 말로 걸러서 써야 한다고 가리키는 말이고요.
북녘에서는 `단물' 쓰임이 많기 때문에 고깃물과 남샛물을 가리키는 데까지 쓰임이 넓어졌습니다. 하지만 남녘에서는 `알짜'를 빗대는 말로 쓰임새가 달라지고요. 앞으로 쓰임새가 더 달라질까요? 아니면 남녘에서도 청량음료를 가리키는 알맞은 낱말로 `단물'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4336(2003).4.9.물.ㅎㄲㅅㄱ
최종규 ( '함께살기---우리말과 헌책방 이야기 나눔터' 클럽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