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기쁘다’와 ‘즐겁다’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기쁘다’와 ‘즐겁다’는 누구나 자주 쓰지만 뜻을 가리지 못하고 마구 헷갈리는 낱말이다. · 기쁘다 : 마음에 즐거운 느낌이 나다. · 즐겁다 : 마음에 거슬림이 없이 흐믓하고 기쁘다. 《표준국어대사전》 국어사전에서 ‘기쁘다’를 ‘즐겁다’ 하고, ‘즐겁다’를 ‘기쁘다’ 하니 사람들이 어찌 헷갈리지 않을 것인가! 요즘 사람들이 많이 찾아 읽는 어느 책에서는 ‘즐겁다’를 “느낌이 오래가는 것”이라 하고, ‘기쁘다’를 “느낌이 곧장 사라지는 것”이라고 하였다. 여러 가지 쓰임새를 더듬어 뜻을 가리려 했으나, 이 역시 속살에는 닿지 못한 풀이다. ‘기쁘다’와 ‘즐겁다’는 서로 비슷한 구석도 있고, 서로 다른 구석도 있다. 서로 비슷한 구석은 무엇인가? ‘기쁘다’와 ‘즐겁다’는 모두 느낌을 뜻하는 낱말이다. 기쁘다는 것도 느낌이고 즐겁다는 것도 느낌이다. 그냥 느낌일 뿐만 아니라 좋은 쪽의 느낌이라는 것에서 더욱 비슷하다. 마음이 좋고, 기분이 좋고, 몸까지도 좋다는 느낌으로서 ‘기쁘다’와 ‘즐겁다’는 한결같다. 그렇다면 서로 다른 구석은 무엇인가? ‘기쁘다’와 ‘즐겁다’는 느낌이 빚어지는 뿌리에서 다르다. 좋다는 느낌이 마음
- 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 2024-01-12 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