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운명을 생각하다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4월 23일 어제는 세계 책의 날이었다.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와 스페인의 소설가 세르반테스 등 두 문호가 세상을 뜬 날을 기리는 것이라고 한다. 영국이나 스페인에서는 대대적인 책 축제가 이어진다. 단 하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책방이나 노점상이 많은 거리에는 관광객들이 유럽 각국에서 몰려와 책을 보고 사고 책에 대해 말하고 책을 사랑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날을 전후해 많은 행사를 열었다. 성황을 이룬 곳도 많았다. 다만 그들처럼 모두의 축제 느낌은 없었다. 책의 날을 맞아 나도 책을 생각해보았다. 언젠가 《책바다 헤엄치기》란 제목으로 책을 찾아다니고 읽은 이야기를 책으로 낸 적도 있지만 그동안 이사 다니면서 조금 정리를 하고도 집안 서재에 책들이 많이 있다. 이 책들은 비좁은 서재의 책꽂이에 이중으로 넣어져 있어 이제 어떤 책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책을 내가 어떻게 사서 얼마나 보았는지도 알 수 없는 채로 이 집에서 몇 년 동안 나하고 동거하고 있다. 물론 또 읽고 싶은 책들이 생기니 더 사들이기도 한다. 점점 바닥에도 쌓이고 있다. 이 책들이 언제까지나 나하고 같이 있을 수 있을까?
- 이동식 인문탐험가
- 2024-04-24 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