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 《훈민정음 해례본》 가운데 “용자례(用字例)” 일부를 인쇄한 벽지
한 음식점에 갔더니 벽지에 옛한글이 인쇄되어 있었습니다. 반가워서 들여다봤더니 《훈민정음 해례본》 가운데 “용자례(用字例)” 부분이었는데 참 재미납니다. 지금 우리가 “우산(雨繖)”라 부르는 것은 우리 토박이말로 “슈룹”이었네요. 그리고 “단풍”은 단풍나무 “풍(楓)” 자를 썼는데 “싣”이라고 했습니다. 또 거북 “구(龜)”를 쓰는 거북이는 “남샹”이었고 그것이 변해서 60~70년대 만 해도 “남생이”란 말을 들을 수가 있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런가 하면 “연(燕)” 자를 쓰는 제비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는 “다비”였군요.
이것을 보면서 지금 우리가 쓰는 말들의 많은 것은 원래 토박이말이 있었지만 한자말에 주인 자리를 빼앗기고 잊힌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 아팠습니다. 조선시대 한문 생활에 익숙하던 양반들 탓일 텐데 그들의 사대주의 한 단면이 아닐까요? 이제라도 우리는 가능한 토박이말을 찾아 쓰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 "우산(雨繖)"은 토박이말로 "슈룹", 단풍나무는 "싣"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