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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부산 장산의 천제단에 올라

 

 

 

 

 

 

 

 

[우리문화신문=최 우 성 기자] 신록이 우거지는 푸른 6월 기자는 한겨레의 옛 역사유적을 찾아서  6천~7천만년 전에 화산의 분출로 이루어진 부산의 큰 산 장산에 올라 하늘에 제사지내던 천제단을 참배 했다.

 

천제단이란 말 그대로 하늘에 대한 공경의 표시로 1년에 의미있는 날(이곳에서는 정기적으로 1월 3일과 6월 3일)에 제사를 지냈던 조상들의 제단이었다. 정기 제사 외에 갑자기 닥친 각종  천재 지변이 있을 때에도 제사를 지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들의 행동을 되돌아보면서, 사람이 잘못 한 일 등에 대하여 반성의 마음으로 마련한 제물을 바쳐 참회 하면서 하늘의 노여움을 풀려했던 제단이다. 그 대표적 재난으로 가뭄이 심할 때에는 비를 내려줄 것을 빌었던 것이 기우제이다.

 

이렇게 하늘에 제사를 지낸다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 하늘의 자손이라는 천손사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전통은 고래로부터 이어져 오던 한겨레의 민족사상이었으나, 조선이 들어선 이래 황제국의 지위를 중국에 넘겨준 이후로는 하늘에 제사지내는 일을 공식적으로 하지 못하고 말았다. 간혹 조선조에도 하늘에 제사지낸 임금들이 있었지만, 이는 예외적인 일이었다.  조선은 개화기 청일전쟁 이후 일본이 청나라로부터 조선의 종주권을 포기한 이후, 26대 고종이 황제를 칭하기 전 까지는 중국의 제후국으로서 역할만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전국에 많이 있던 천제단들도 공식적으로 제단으로의 역할을 못하고, 민간에서 비밀리에 지내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그 제사의 형식도 간소화되고 품위도 떨어지고  결국 많은 천제단들이 사라지고 말았던 것이다. 현재 한국에 남아있는 천제단은 고조선 시대에 쌓았다는 강화의 참성단, 태백산 천제단이 대표적이며 이곳 부산 장산의 천제단도 남은 귀중한 한민족의 천제단 중에 하나인 것이다.

 

옛부터 하늘에 제사를 직접 지낼 수 있다는 것은 그것 만으로도 대단한 자부심이었다. 이는 스스로 천손족이라는 자부심의 발로였다. 따라서 중국은 세상의 중심국이 자신들이라며 중국만이  하늘과 직접 통할 수 있는 중심국임을 내세워 주변의 국가들은 천제를 지내지 못하도록 하였다. 만약 천제를 지내게 된다면 스스로 황제국을 칭하는 것으로 여겨, 중국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불경죄로 문책하였으니, 감히 내놓고 제사를 지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천제에는 마을의 존경받는 인물이 제관이 되어 제를 주관하였으며 이때 쓰는 제물로는 3색의 과일과 조리하지 않은 생선 그리고 생소머리와 정성으로 담근 술을 제주로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부산 장산의 천제단은 현재 부산광역시 민속자료제6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긴 하지만, 그 의미를 아는이 몇이나 되는지 무척이나 아쉽기 그지 없었다.  그나마 이렇게 보호되고 있는 것이 천만 다행이기도 하지만...

 

얼마전에 다녀온 중국의 베이징에 있는 거대한 통3층 천단의 모습을 모면서, 우리도 고려때까지는 이러한 천단이 있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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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