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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백중(百中)”, 들돌 들고 장사돼볼까?

[한국문화 재발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예전 명절로 지냈던 백중(百中)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백종(百種), 머슴날(칠석), 망혼일(亡魂日), 머슴의생일, 중원(中元), 호미씻는날, 축수한날, 머슴명일(전라북도전주), 상놈명절(경상남도함안)도 있다. 백중은 음력 715일로 세벌김매기가 끝난 뒤 여름철 농한기에 휴식을 취하는 날이다. 농민들의 여름철 잔치로 음식과 술을 나누어 먹으며 백중놀이를 즐기면서 하루를 보냈다.

 

백중은 원래 불가에서 부처의 탄생, 출가, 성도, 열반일을 합한 4대 명절에 더하여 우란분재(盂蘭盆齋, 불교에서 사후에 고통 받고 있는 자를 위해 음식을 공양하는 의식)가 행해지는 5대 명절에 속한다.

 

백중에 관한 기록들은 여러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17세기 김육(金堉)송도지(松都志), 조선 후기의 학자 조재삼의 송남잡지(松南雜識),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규합총서(閨閤叢書), 이운지(怡雲志), 용재총화(慵齋叢話),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따위에도 기록이 보인다.

 

백중은 한마디로 먹고 마시고 놀면서 하루를 보내는 날인데 이 날의 놀이는 두레먹기가 두드러진다. 두레먹기는 두레일꾼들이 모처럼 일의 피로를 풀어내는 잔치다. 백중의 이름이 다양하게 불렸듯이 백중놀이는 지역에 따라 호미걸이, 호미씻이, 술멕이, 풋굿, 질먹기, 진서턱(진세턱)처럼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백중의 중요한 놀이에는 여름철 우물고사 있으며, 머슴들에게는 백중빔이라고 하여 새 옷을 장만해 주고, 모처럼 휴가를 주어 백중장에서 즐기도록 하였다.


  

호남이나 호서지방은 들돌들기, 돌독들기, 등돌들기, 진쇠돌들기, 당산돌들기가 많으며 경상도에서는 힘발림이라는 이름도 쓰인다. 들돌을 두는 위치는 대개 여름철 더위를 피하는 휴식 장소이기도 한 당산나무 밑이다. 들돌들기는 7월 백중에 마을 청장년들이 시원한 나무 밑에 모여 힘을 겨뤄 장사를 뽑는 것이다.

 

경남 밀양 감천의 백중놀이의 힘발림은 그해 가장 일을 부지런히 한 머슴들 가운데서 힘센 사람을 뽑아 좌상과 우상으로 삼았다. 전북 고창군 상평에서는 품앗이를 하려면 백중날 들독을 들어서 품앗이를 결정했다. 들독을 못 들면 장정품앗이를 주지 않았다.

 

경기도 지방에서는 호미걸이가 많이 쓰였다. 호미걸이는 호미나 악기를 농기의 버레줄에 주렁주렁 걸어두는 의례다. 백중놀이는 머슴들이 장터로 가서 노는 놀이를 뜻한다. 백중날은 머슴들이 주동이 되어 장터에 가서 씨름대회에 참가하였다. 상인들은 시장 경기를 부추기는 방법의 하나로 씨름대회를 열었다. 머슴들은 씨름에 이기면 송아지를 끌고서 기세를 올리면서 자기 마을로 돌아왔다.

 

전라도에서는 술멕이와 풍장놀이, 장원례 등으로 부르는데 술멕이는 글자 그대로 술먹는날이란 뜻이다. 술멕이날은 마을풍물패가 당산굿을 쳤으며, 술과 음식을 장만하여 마을잔치를 벌였다.

 

강원도는 백중에 질먹기를 하는데 여기서 질은 김매기의 에서 나온 말이다. 김매기를 끝내고서 잔치를 먹는다는 뜻을 가진다. 마을의 시원한 솔밭이나 성황당 마당 같은 곳에 모여서 김매기 결산을 먼저 한다. 이날은 머슴의 생일이라고 하여 머슴살이하는 고용인들에게 주인집에서 상을 차려내는데 하루 종일 먹고 마시면서 피로를 푼다.

  

백중에 관련된 속담은 백중날은 논두렁 보러 안 간다”, 중 무수기에는 메밀농사 끝에 늘어진 불 보려고 구멍에 든 소라 다 나온다”, 백중에 물 없는 나락 가을할 것 없다“, ”백중에 바다 미역하면 물귀신 된다“, ”칠월 백중사리에 오리 다리 부러진다따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