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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 눈 담은 편지의 윤동주가 삶을 마감한 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49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 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제목은 편지지만 부쳐보지도 못한 편지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민족시인 윤동주(尹東柱, 1917~1945)가 쓴 동시지요. 윤동주가 남긴 동시 선물 37편 가운데 하나인 여기서 윤동주는 말합니다. 글씨 대신 눈만 한 줌 넣은 편지를 부치겠다고요. 그가 정말 깨끗하고 어린 아이처럼 맑은 심성을 지녔음을 우리는 이 동시로써 알 수 있습니다. 조국의 광복을 반년 앞둔 1945년 오늘(216)은 눈이 안 오는 나라로 간 누나를 몹시 그리워했던 윤동주 시인이 후쿠오카(福岡) 형무소에서 스물일곱 짧은 삶을 마감한 날입니다.

 

간도 출신의 조선 청년 윤동주는 19437, 귀향길에 오르려다 일경에 체포된 이래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이듬해 3월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습니다. 일제는 뇌일혈로 사망했다고 통보했지만 윤동주는 학창시절에 축구선수로도 활약할 만큼 건강했었지요. 그러던 20대 청년이 수감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돌연한 죽음을 맞은 것은 생체실험에 의한 죽음이라고 합니다. 못다 핀 청춘, 민족시인 윤동주에게 오늘 눈을 담은 편지를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