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는 2009년 5월에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흥해읍 중성리에서 발견된 신라 지증왕 2년(501년)에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국보 제318호 “포항 중성리 신라비”가 있습니다. 이 비는 모양이 일정치 않으며, 12행 20자로 모두 203자의 비문이 오목새김(음각)되어 있는데 위쪽 일부와 오른쪽 일부가 떨어져 나갔을 뿐 비문의 대부분은 판독이 가능할 정도로 양호한 상태입니다.
이 비의 글씨체는 예서로 분류되는데, 고구려의 광개토대왕비와 통하는 고예서(古隸書)로서 신라 특유의 진솔미를 보여줍니다. 또 만든 때도 지증왕 4(503)년의 <포항 냉수리 신라비>보다도 2년이나 앞서고, 법흥왕 11(524)의 <울진 봉평리 신라비>보다도 더 오래된 비입니다.
이 비의 비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신라의 국호 “사라(斯羅)”라는 이름과 눌지마립간(訥祗麻立干)으로 짐작되는 내지왕이라는 인물 그리고 신라 6부 가운데 습비부(習比部)인 것으로 보이는 사피(斯彼)라는 부의 이름이 이 비에서 처음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또 이 시기 개인 재산 소유와 상속에 관한 사항 및 분쟁 때 이를 해결하는 절차를 보여 주고 있으며, 촌주와 도사(道使) 등의 지방관직명이 나온 점 그리고 소를 잡아 하늘의 뜻을 묻고 제천의식(祭天儀式)을 행하던 당시 풍속제도의 실상이 잘 담겨져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