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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신부 가체 마련을 위해 논밭을 팔았던 조선의 사치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58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날 막대한 폐단 중에 다리보다 더한 것은 없습니다. 지극히 가난한 유생의 집에서도 60, 70 냥의 돈을 내서야 다리를 살 수가 있고, 만약 모양을 갖추고자 하면 수백 냥의 돈을 들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논밭과 집을 팔아야 할 형편입니다. 이 때문에 아들을 둔 자가 며느리를 보아도 다리를 마련하지 못하여 시집온 지 6, 7년이 넘도록 시부모 뵙는 예를 행하지 못하여 인륜을 폐하는 데 이른 자들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위는 정조실록정조 12(1788) 103일 기록입니다. 내용은 부녀자들이 머리를 부풀어보이도록 하기 위해 덧붙이는 덧머리 곧 다리(한자말 가체-加髢)의 사치가 너무 심하여 이 폐단을 금하려 조정에서 논의한 것이지요. 다리도 다리려니와 그 다리에 온갖 보석을 부치니 그 사치가 이루 말할 수 없었지요. 이보다 40 전 영조 때에도 이 폐단을 지적하여 다리를 금하고 족두리를 쓰도록 했지만 백성들 사이에선 이것이 먹히지 않았습니다.


 

이 사치는 그 대상물만 다를 뿐 시대를 초월하여 문제가 되는 모양입니다. 최근 뉴스를 보면 먼저 결혼한 친척이나 친구보다 못한 혼례를 했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혼례식장을 고급 호텔로 정하는 풍조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일은 엄격한 공산주의 나라 중국에도 있어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고 하지요. 중국의 공직사회 부정부패와 사치풍조 척결을 위해 마련한 '절약령(節儉令)'을 위반한 공산당원을 처벌한 숫자가 10만명 가까이나 됐다고 할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