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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달빛이 거문고를 타는지, 거문고가 달빛에 빠졌는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59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은은한 달빛 아래 한 선비는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거문고를 탑니다. 달빛이 거문고를 타는지 거문고가 달빛에 빠졌는지 도대체 알 길이 없습니다. 바로 고사탁족도(高士濯足圖)로 잘 알려진 왕족화가 이경윤(李慶胤, 1545~1611)<월하탄금도(月下彈琴圖, 견본 수묵, 31.2×24.9 cm, 고려대학교박물관>의 풍경입니다.


 

어르신의 이런 행차가 한두 번이 아니시지. 나는 알고 있어. 봄가을에 보름이 다가오면 이런 나들이를 빼놓지 않으신다는 걸. 그래서 모시고 나와 차를 준비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닌데, 언제 연주를 멈추고 차 올려라하실지, 그게 늘 걱정이야. 차 마실 때도 가 중요하거든. (줄임) 오늘은 몇 곡이나 연주하실까. 밤새 저러고 계시지는 않겠지?” 꿈꾸는 거문고(조선 선비, 음악으로 힐링하다), 송혜진, 컬처그라퍼에 나오는 이 대목은 마치 선비의 시중을 드는 아이의 심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 그림의 거문고에 줄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무현금(無絃琴)”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익의 성호사설이경윤이 강원도 지방을 여행하던 중에 신라의 경문왕이 타던 것을 얻었다.”라는 구절이 있는 것을 보면 무현금이 아니라 실제 이경윤이 이때 얻은 거문고를 생활 속에서 늘 연주했으며, 이 그림 속의 선비가 이경윤 자신임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이렇게 늘 거문고를 연주하면서 스스로를 치유하곤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