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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남녀 장승이 마주보고 있는 “여수 연등동 벅수”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61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전남 여수시 연등동 벅수골에 가면 국가민속문화재 제224여수 연등동 벅수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장승을 벅수라고 부르는데, 조선시대 수군이 주둔하여 있던 좌수영 때 서문으로 통하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아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벅수가 서로 마주하고 있는데 동쪽 남자 벅수는 높이 174, 너비 37南正重(남정중)”이라 적혀있고, 머리에는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과거에 급제한 사람이 쓰던 관모를 쓰고 있습니다. 치켜 올라간 눈썹, 긴 귀, 큰 코, 툭 불거진 눈망울, 그리고 드문드문 이를 드러낸 입, 턱수염이 달려있지요.


 

이에 견주어 서쪽의 여자 벅수는 높이 173, 너비 39로 남자 벅수와 크기는 비슷합니다. 또 이 벅수는 火正黎(화정려)”라고 적혀있고, 네모난 짧은 모자를 쓰고 올라간 눈썹을 하고 있으며, 왕방울눈과 길고 복스러워 보이는 귀에 코볼이 넓은 매부리코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벌린 입 사이로 사이가 벌어진 이빨이 보입니다. 화정려의 뒷면에는 戊申四月二十八日午時立(무신428일오시립)”,“化主主事(화주주사)”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 제작연대를 알려주는 단서가 되기는 합니다만, 이것만으로는 어느 해 무신년인지 연대를 확실히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남정중이 하늘을 맡고(天神), 화정려는 땅을 관장(地神)한다고 설명하지요. 그리고 옛날 좌수영 성에는 동문남문서문 등 세 개의 성문이 있었고 각각 성문부근에는 수문장 과 방위신 구실을 하는 돌벅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돌벅수 가운데 동문의 벅수는 없어지고 연등동과 봉산동의 벅수만이 남아 있는데 연등동 벅수는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민간신앙을 보여주는 민속자료로서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