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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부타 축제를 통한 한일우호 교류, 그 가능성을 열다

[우리문화신문=아오모리 이윤옥 기자]  어제(8) 저녁 6시 반, 아오모리 시내 신마치에 있는 아오모리국제호텔 쿠카(kukka)룸에서는 아주 조촐한 한일교류의 밤 행사가 열렸다. NPO아오모리코리아넷(이사장 스미 도시유키) 회원들이 정성껏 마련한 환송의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의 인천관동갤러리(관장 도다 이쿠코) 회원 20여명의 회원이 참석하였고, 일본쪽에서는 22명이 참석하여 일한우호친목교류회(日韓友好親睦交流會)라는 이름으로 2시간 여 동안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한국 회원들은 지난 86일부터 9일까지 34일간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를 비롯한 히로자키의 전통공예관, 산나이마루 신석기 유적지 등을 돌아보았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충실한 여행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오모리의 ‘NPO아오모리코리아넷회원들의 열과 성을 다한 보살핌이 있어 가능했다.

    

 



일본 최대의 사과 산지인 아오모리에서 펼쳐진 동북지방 최대의 여름 축제인 아오모리네부타 마츠리(축제)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을 한 순간에 날려버릴만한 통쾌한 축제였다. 이번 아오모리 축제를 보고나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더라라는 속담으로 바꿔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볼 정도로 내용면에서 충실했을뿐더러 관람객의 입장에서도 더없이 즐거운 축제였다.

 

34일의 짧은 일정에 아오모리의 모든 것을 다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오래 머문다고해서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이번 아오모리 여행은 단순한 투어상품이 아니라 ‘NPO아오모리코리아넷의 철저한 준비로 이뤄진 아오모리 문화를 체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저는 이번 한국 손님들을 맞이하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한 분 한 분이 아오모리 역사에 대해 그렇게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오히려 저희 회원들이 더욱 한국문화와 한국말을 배워야겠다는 자극을 받았습니다. 오늘 참석한 저희 회원들은 1~2년 간 한국말을 공부한 분들입니다.”

 

‘NPO아오모리코리아넷의 스미 이사장은 유창한 한국말로 환송의 인사말을 했다. 스미 이사장은 6일 아오모리 공항에서부터 동행하여 34일 동안 거의 함께 한국회원들과 함께하며 통역을 맡았고 틈나는 대로 아오모리 역사와 문화를 자세히 알려주었다.

 

이어 인천관동갤러리 대표인 도다 이쿠코 관장은 “NPO아오모리코리아넷 회원들은 그간 한국 방문이 많았지만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화를 안다는 것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이번 첫 모임을 주선했는데 뜨거운 환대에 회원 모두가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아오모리와 한국의 시민네트워크가 활성화 되길 바랍니다.”라는 감사의 인사를 했다.    

 


둥근 테이블에 한국회원 4명과 일본회원 4명이 마주 보며 한국어로 2시간 동안 가진 이날 교류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특히 기자 옆에 앉은 나라 에이코(奈良 榮子, 82) 씨는 82살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젊음을 유지한 여성으로 한국어 공부 2년째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말을 뒤늦게 시작했지만 쉬지 않고 해볼 참입니다. 쉽지는 않지만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면서 한국말과 한국문화를 익히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열심히 배운 한국말을 써보는 좋은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는 시간을 가진 회원들의 한국말 대화와 웃음이 환송회장을 가득 채웠다.

 

이번 환송회 자리에는 아오모리 지역의 샤미센 연주가로 유명한 야마가미 스스무(山上進) 씨가 아오모리 전통 음악을 들려주어 큰 손뼉을 받았다. 야마가미 씨는 샤미센과 일본 전통 피리인 샤쿠하치(尺八)도 불어 주었는데 한국의 아리랑을 연주할 때는 모두 함께 노래를 불렀다.

 

한국에도 여러 번 건너가 연주를 한 경험이 있는 야마가미 씨는 한국의 갈비를 좋아하는 분으로  10살 때부터 네부타 축제에서 악사(네부타준카라부시)를 맡아 활동했으며 이날 네부타 축제의 분위기를 살린 북과 피리 연주를 할 때는 마치 축제현장에 있는 듯 연회장의 회원들은 랏세라 세라하는 축제 현장의 목소리로 화답했다.

 

이번 아오모리네부타 축제 겸 역사문화 탐방에 함께한 윤병옥 침선장(針線匠, 67살)역사의 고장 아오모리에서 네부타 축제 현장을 직접 보게 되어 뜻깊었다. 특히 히로자키의 전통공예관과 코긴(아오모리의 자수)자료관 등을 둘러본 것은 누비작업을 하는 사람으로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했다.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사람과 사람의 교류, 특히 그 사람들이 오랜 세월 만들어낸 문화를 네부타 마츠리(축제)라는 매개체를 통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던 이번 아오모리 여행은 관동지방 위주로 활동한 기자에게도 매우 뜻깊고 보람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행사를 위해 34일 동안 공항에서부터 어제 환송의 밤까지 한시도 한국회원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정성을 다해 보살펴준  “NPO아오모리코리아넷회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