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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한 트럭을 갖고 와도 안 바꿔!“

[정운복의 아침시평 16] 선의의 거짓말과 배려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당신 김태희가 예뻐 내가 더 예뻐?"

도대체 왜 여자들은 이런 질문을 하는 걸까요?

객관적으로 김태희보다 더 뛰어난 미모를 갖고 있다고 착각하는 걸까요?

 

단지 여자들은 끊임없이 사랑을 확인하고 싶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이겠지요.

"몰라서 물어? 그야 김태희가 훨씬 예쁘지.."

이렇게 대답한 남자는 아침밥을 굶거나 각방을 쓸 각오를 해야 합니다.


 

정답은 "당신이 훨씬 더 예뻐, 김태희 한 트럭을 갖고 와도 안 바꿔!"입니다.

마음은 먼발치라도 김태희 같은 미모의 여자를 한 번이라도 봤으면 원이 없겠다.”이지만

대답은 이렇게 해야 합니다.

 

여자는 남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를까요?

그런데 그 말에 속고 싶고,

또 아주 작은 일말의 믿음 때문에 여자는 하루를 즐겁게 시작합니다.

 

우리는 영혼 없는 칭찬이나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드는 거짓말을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4대 미녀는 양귀비, 초선, 서시, 왕소군을 꼽습니다.

그 가운데 양귀비는 약간 통통한 체형을 갖고 있었지요.

그녀는 그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습니다.

 

성당시절의 시인 이태백은 양귀비와 동시대 사람입니다.

그는 당현종 앞에서 양귀비를 찬양하는 시를 짓지요.

 

一枝濃艶露擬香 이슬에 향기 엉긴 고운 모란꽃

雲雨巫山枉斷腸 무산녀 애끌음도 볼일 없어라

借問漢宮誰得似 묻노니 한나라 궁엔들 누가 있어 비기랴

可憐飛燕倚新粧 새로 단장한 조비연이면 혹 모르리.“

 

조비연은 미인 가운데 한 명입니다.

날씬한 몸매의 여인을 칭송할 때 사용하는 '작장중무(作掌中舞)'라는 성어의 주인공인데,

이 말은 사람의 손바닥 위에서도 춤을 출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 찬 제비'라는 의미의 '비연(飛燕)'은 그녀의 별명이고

실제로 내시 두 사람이 들고 있는 수정 쟁반 위에 올라가 춤을 추었다고 합니다.

 

날씬한 조비연에 빗댄 이태백의 시는 양귀비의 마음에 상처를 냅니다.

지나친 칭찬은 오히려 욕됨일 수 있으니까요.

그 이후에 양귀비의 눈 밖에 난 이태백은

왕궁의 화려한 생활을 접고 고난의 만년을 지내게 됩니다.

 

거짓말이 색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악의 없는 거짓말을 하얀 거짓말(White lie)”이라고 합니다.

물론 흰 것은 아름답다는 백인 우월주의가 탄생시킨 말이기도 하지요.

삶의 윤활유로서의 착한 거짓말은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관계 확장의 기본은 언어입니다.

행동은 시간이 지난 이후에 얻어지는 결과물이니까요.

외연 확장을 위하여 오늘부터라도 거짓말쟁이가 되어 보심은 어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