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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야생화가 심겨져 있다" 국어공부를 못했나?

[우리말 쓴소리단소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 메타세콰이어 산책길에는 봄부터 걸려 있는 볼썽사나운 펼침막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펼침막 내용인 즉슨 야생화가 심겨져 있습니다. 밟지 마세요라는 것인데,이곳을 산책할 때마다 거슬린다.

 

그냥 놔둘까하다가 참새가 방앗간을 못지나가듯이 한마디 해야겠다 싶어 글을 쓴다.  야생화가 심겨져있다?” 맞는 말 같지만, 일본어 전공자의 눈으로 볼 때는 영락없는 일본어 피동형 (일본어는 우케미 '受身'라고 함) 표현이다.


 

야생화를 심었습니다. 밟지 마세요라고 하면 훨씬 편한 말일 텐데  아쉽다.  문법이야기를 하면 약간 피곤해지니까 결론부터 말하겠다.

  

고양시가 야생화를 심었으니 밟지말고 잘 보호해달라는 뜻이라면 심었다가  맞다. 주체자가 없이  고양시 호수공원에 갔더니 야생화가 심겨져있더라(심어져있더라)는 표현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이 펼침막은 고양시 공원관리과에서 내 건 것이므로 '심겨져있다'는 맞지 않다.

  

이 보다 더욱 좋은 말은 야생화라는 한자말 보다는 들꽃이라는 우리말이 좋다. 들꽃을 심었습니다. 밟지 마세요라고 하는 편이  정겹고, 어색하지 않은 말이다.


  

펼침막 하나를 걸더라도 이것을 보는 시민들의 입장에서 표기할 필요가 있다. 할 수 있다면 한자말보다는 우리 토박이말로, 일본어투 보다는 우리말 어법에 맞게 더나아가 정겨운 우리 낱말을 골라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