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갑득류 거문고산조 전수자인 이선희 명인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거문고 수석과 악장을 지냈으며 현재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지도단원과 거문고 앙상블 라미(藍人, Rami) 대표 등의 왕성한 연주활동과 교육지도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이선희 명인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6호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와 경기 대풍류를 연주하였다.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는 변화무쌍한 조바뀜과 화려하면서도 속으로 파고드는 다양한 가락과 깊은 농현이 두드러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 경기대풍류는 탈춤과 굿 그리고 민속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악곡으로 모두 9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삼현육각 편성이 아닌 대금, 피리, 해금, 장고, 9현 거문고로 구성하여 연주를 했다.
한갑득류 산조를 듣는 모든 관객들은 연주 내내 그녀의 내공으로 쌓인 연주를 숨을 죽이며 감상하였고 엇모리와 중중모리를 거쳐 자진모리에 다다르자 여기저기 관객들의 추임새와 함께 흥은 고조되었다.
거문고를 개량한 9현 거문고로 연주한 경기대풍류는 거문고의 독보적인 연주가 눈에 띄었고 풍성한 음량으로 웅장미를 더해 화려하고 신명나는 연주로 극장 안을 가득 메웠다. 전통의 선율을 가지고 현대의 음색을 더해 이선희 명인만의 독특하고 전통적인 음악의 세계를 느낄 수 있던 이번 공연은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함성으로 마무리 되었다.
성남시에서 온 고지영(36)씨는 “거문고 산조 내내 숨을 죽이며 들었어요. 쥐고 풀로 밀고 당긴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듣는 내내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어요.”고 말하였다.
부천시에서 온 김은선(38)씨는 “경기대풍류는 재즈 같아요. 미국의 재즈가 아니라 우리나라만의 재즈요. 전통의 소리가 너무 멋졌어요.” 라고 하였다.
이선희명인이 대표로 운영하고 있는 거문고 앙상블 라미는 창단연주회를 11월 30일 저녁 7시 30분 정효아트센터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4명의 연주자로 구성되어 있는 라미는 각각의 독주와 4중주 합주의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곡으로 구성하여 전문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내보일 예정이다. 이선희 명인이 제자들과 꾸밀 라미의 연주회가 그녀만의 우아하고 전통적인 음색이 현대적 음악 해석으로 또다시 재현될지 더욱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