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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순금으로 만든 국보 80호 “경주 구황동 금제여래입상”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64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부처님이 서있는 모습의 국보 제80경주 구황동 금제여래입상(金製如來立像)”이 있습니다. 이는 경주 황복사터 삼층석탑(국보 제37)에 안치된 사리함 속에서 국보 제79금제여래좌상과 함께 발견된 불상입니다. 전체 높이 14의 순금으로 만든 불상이며 대좌(臺座)와 광배(光背)를 모두 갖추고 있지요. 민머리 위에는 상투 모양의 머리(육계)가 큼직하게 솟아 있고, 양감이 있는 얼굴은 자비롭게 보입니다. 눈은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데, 콧날은 날카롭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번져 있지요.


 

불상의 오른손은 시무외인(施無畏印, 다섯 손가락을 가지런히 펴고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어깨 높이까지 올린 손 모양으로, 중생의 두려움과 근심을 없애 준다는 뜻) 모습이며, 왼손은 법의(法衣) 자락을 움켜쥐고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는 인도의 불상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으로 중국이나 우리나라는 매우 드물다고 하지요. 대좌(對坐, 불상을 올려놓는 대)는 따로 만들어 끼운 연화대좌(蓮華臺座)로 그 밑에 다시 12각의 받침이 붙어 있습니다.

 

이 금제불입상은 경주의 선방사(禪房寺) 터에 서 있는 삼체석불의 본존상과 같은 것으로 삼국시대 말기의 불상 형식에서 좀 더 발전한 남북국시대(통일신라) 초기 새로운 불상 양식의 한 예라고 합니다. 이 새로운 불상 양식의 특징으로는 머리와 신체의 비례가 어느 정도 맞게 된 것과 법의의 앞 주름이 여럿으로 늘어나는 표현 방식 등이 있지요. 사리함에 새겨진 글을 통해 692년에 탑을 건립할 때 넣은 것으로 짐작되는 이 불상은 만든 연대가 거의 확실하여 남북국시대 불상 연구에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