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까닭에 국보 제287호 “백제 금동대향로” 같은 귀한 유물들이 전해지는데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또 하나의 향로 국보 제95호 “청자 투각칠보문뚜껑 향로”가 있습니다. 이 향로는 고려 전기에 만든 것으로, 높이 15.3㎝, 대좌지름 11.2㎝의 크기이며 뚜껑과 몸통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뚜껑은 향이 피어올라 퍼지도록 뚫어서 장식한 구형(球形) 부분과 그 밑에 받침 부분으로 되어 있지요.
특이한 것은 토끼 세 마리가 향로 받침을 떠받치고 있는데, 비록 작은 상형물이지만 토끼의 눈에 검은 철화 점을 찍어 청자 토끼는 영원한 생명력을 얻고 있습니다. 또 이 향로는 오목새김(음각)ㆍ돋을새김(양각)ㆍ뚫새김(투각)ㆍ상감(금속ㆍ도자기ㆍ나무 표면에 무늬를 새기고 그 속에 다른 재료를 박아 넣는 기법)은 물론 퇴화ㆍ첩화ㆍ상형 등 온갖 장식 기법이 총동원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12세기에 제작된 절정기의 고려청자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합니다. 즈믄 해(천년) 전, 화려하고 아름다운 고려청자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비췻빛 향은 어떠한 느낌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