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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어두운 바탕에 금물로 그림을 그린 ‘이금산수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71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시대 회화사 가운데 16세기 후반과 17세기에는 이금산수화(泥金山水畵)라는 특별한 그림이 등장합니다. 이금산수화는 검은색 비단이나 검은 종이 바탕에 이금(泥金)으로 그린 산수화를 말하지요. 그림바탕을 자주색이나 감색(紺色, 어두운 남색) 등의 어두운 색으로 염색한 뒤 보색관계인 이금으로 그림을 그려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작품입니다. 이금은 금()을 바른다()는 뜻으로 금니(金泥)라고도 부르는데 매우 고운 금박가루인 금분(金粉)을 아교풀에 개어 만든 물감입니다.


 

이금화(泥金畵)는 금으로 화려하게 그린 그림이라서 금니화(金泥畵) 또는 순금화(純金畵)라고도 부르지요. 금은 귀한 재료였던 만큼 금을 소유할 수 있는 특권은 왕실이나 특정한 권력가들만으로 엄격히 제한되었습니다. 또 고려 불화(佛畵)에는 사람의 몸이나 옷 부위에 부분 분적으로 이금으로 표현하였는데 금은 찬란한 광채 때문에 부처님이나 보살(菩薩) 등의 그림에 신성(神性)을 부여하고 성스러움을 드러내는 데 수묵이나 청록보다 효과적이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불화를 비롯하여 사경(寫經)이나 변상도(變相圖)에도 이금이 사용되었지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이금화는 통일신라의 <대방광불화엄경변상도>입니다.

 

이금산수화를 그린 화가로는 이경윤(1545-1611)과 이영윤(1561-?) 형제 그리고 문인사대부화가인 윤두서(1668-1715)와 강세황(1713-1791)도 있지만 이징(李澄, 1581-?)과 김명국(金明國, 1600-?)이 이금산수화의 두드러진 화가입니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이징의 이금산수화는 이금산수화의 대표적인 그림이지요. 세로 87.8, 가로 61.2의 크기인 이 그림은 검은 물감으로 염색한 비단 바탕에 금물로 그렸는데 매우 정교한 필치와 뛰어난 기교 등으로 조선시대 이금산수화의 으뜸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