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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어미개와 강아지의 평화스러운 모습 <모견도(母犬圖)>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73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올해는 개띠해 무술년(戊戌年)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어미개와 강아지(母犬圖)> 그림이 있습니다. 나무 아래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어미개와 강아지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그린 것이지요. 성근 나무를 뒷배경으로 하여 어미 젖을 빠는 강아지와 어미개 등에 누워 평화스럽게 잠이 든 강아지 그리고 그 강아지들을 바라보는 어미개의 자애로운 모습이 매우 정감 어린 분위기입니다. 이 그림의 기법을 보면 윤곽선을 그리지 않고 붓에 먹을 찍어서 색의 짙고 옅음으로 그린 몰골법을 쓰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동물이나 새들을 그린 그림을 우린 영모화(翎毛畵)라 부르지요.

 

<어미개와 강아지 그림>은 조선 초기의 화가 이암(李巖, 1499 ∼?)의 그림입니다. 이암은 그의 삶에 대하여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는데, 조선 중기 어숙권이 지은 패관잡기(稗官雜記)와 조선 후기의 학자 이긍익(李肯翊, 1736~1806)이 쓴 연려실기술(練藜室記述)을 보면 그가 영모화(翎毛畵)에 뛰어났다고 합니다. 인종실록에 보면 이암은 인물화에 뛰어난 이상좌(李上佐)와 함께 중종의 어용(御容)을 그릴 화가로 승정원에 의하여 추천되기도 하였지요.


 

이암의 그림으로는 <어미개와 강아지>말고도 삼성미술관 리움에 있는 <화조구자도(花鳥狗子圖)>, 평양박물관에 소장된 <화조묘구도>, 국립고궁박물관의 <견도(犬圖)> 따위가 있는데 모두 그림에 개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암은 송나라 모익(毛益)의 화법을 배웠다고 하는데, 현재 전해지는 그의 그림들은 이와는 달리 완전히 조선의 정취를 풍기는 독자적인 화풍을 보여주고 있지요. 특히, 그의 강아지 그림은 천진스러운 분위기는 물론 분명한 우리나라 강아지를 그린 덕분에 한국회화사에서 뚜렷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