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미개와 강아지 그림>은 조선 초기의 화가 이암(李巖, 1499 ∼?)의 그림입니다. 이암은 그의 삶에 대하여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는데, 조선 중기 어숙권이 지은 《패관잡기(稗官雜記)》와 조선 후기의 학자 이긍익(李肯翊, 1736~1806)이 쓴 《연려실기술(練藜室記述)》을 보면 그가 영모화(翎毛畵)에 뛰어났다고 합니다. 또 《인종실록》에 보면 이암은 인물화에 뛰어난 이상좌(李上佐)와 함께 중종의 어용(御容)을 그릴 화가로 승정원에 의하여 추천되기도 하였지요.
이암의 그림으로는 <어미개와 강아지>말고도 삼성미술관 리움에 있는 <화조구자도(花鳥狗子圖)>, 평양박물관에 소장된 <화조묘구도>, 국립고궁박물관의 <견도(犬圖)> 따위가 있는데 모두 그림에 개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암은 송나라 모익(毛益)의 화법을 배웠다고 하는데, 현재 전해지는 그의 그림들은 이와는 달리 완전히 조선의 정취를 풍기는 독자적인 화풍을 보여주고 있지요. 특히, 그의 강아지 그림은 천진스러운 분위기는 물론 분명한 우리나라 강아지를 그린 덕분에 한국회화사에서 뚜렷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