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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편지

오늘은 발등에 오줌 쌀 만큼 바쁜 망종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33]

[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의 아홉째 망종입니다. ‘망종(芒種)’이란 벼ㆍ보리 등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씨앗을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라는 뜻인데 이 무렵 농민들은 ‘발등에 오줌싼다’고 할 만큼 보리 베기와 모내기에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냅니다.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요’라는 속담은 이즈음의 풍경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전라도지방에서는 망종 날 ‘보리 그을음’이라 하여 아직 남아 있는 풋보리를 베어다 그을음을 해먹으면 이듬해 보리가 잘 여물며 그해 보리밥도 달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또 이 날 보리를 밤이슬에 맞혔다가 그 다음날 먹는 곳도 있는데 이렇게 하면 허리 아픈 데 약이 되고 그해를 병 없이 지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또 ‘망종보기’라 해서 음력 4월 안에 망종이 들면 보리농사가 잘되어 빨리 거두어들일 수 있으나 5월에 망종이 들면 그해 보리농사가 늦어 망종 안에 보리를 거두어들일 수 없다고 했는데 올해는 망종이 음력 4월 23일인 덕에 보리농사가 잘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망종 날 풋보리 이삭을 뜯어 와서 손으로 비벼 보리알을 모은 뒤 솥에 볶아서 맷돌에 갈아 채로 쳐 그 보릿가루로 죽을 끓여 먹으면 여름에 보리밥을 먹고 배탈이 나지 않는다고 하지요. 그런데 예전에는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이때에 헐벗고 굶주린 백성이 많았습니다. 보리는 소화가 잘 안 돼 '보리 방귀'라는 말까지 생겼지만 보리 방귀를 연신 뀔 정도로 보리를 배불리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기도 했지요. 오죽하면 "방귀 길 나자 보리 양식 떨어진다."는 속담이 나왔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