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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말글 민족주의 중심 주시경 세상 뜨신 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7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말은 사람과 사람의 뜻을 통하는 것이라. 한 말을 쓰는 사람끼리는 그 뜻을 통하여 살기를 서로 도와주므로 그 사람들이 절로 한 덩이가 지고, 그 덩이가 점점 늘어 큰 덩이를 이루나니 사람의 제일 큰 덩어리는 겨레라. 그러하므로 말은 겨레를 이루는 것인데 말이 오르면 겨레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겨레도 내리 나니라. 이러하므로 겨레마다 그 말을 힘쓰지 아니할 수 없는 바니라. 글은 말을 담는 그릇이니, 이지러짐이 없고 자리를 반듯하게 잡아 굳게 선 뒤에야 그 말을 잘 지키나니라. 글은 또한 말을 닦는 기계니, 기계를 먼저 닦은 뒤에야 말이 닦아지나니라.”

 

이는 평생 배달말을 올곧게 사랑하고 실천하고 가르치신 한힌샘 주시경 선생의 말로써 오늘은 그 주시경 선생이 1914년 세상을 뜨신 지 온네해(104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선생은 국어학자로서 우리말의 정리와 보급에 크게 힘썼지요. 그의 연구는 말글생활을 바로잡고 교육할 목적으로 행해진 것으로서 그 필요성은 이미 1897년 《독립신문》에 발표한 논설 〈국문론〉에서부터 강조되어온 것입니다. 암울한 시대에 국권을 회복하고 민족의 독립을 유지해야 한다는 민족적 자각은 국민의 계몽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믿음은 선생으로 하여금 우리 말글을 갈고 닦아 가르치는 일에 온 평생을 바치게 했습니다. 이는 곧 어문민족주의를 표방한 애국계몽사상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선생의 국어운동은 특히 상동사립학숙 국어문법과 병설, 상동청년학원 교사와 국어야학과 설치, 국어강습소와 조선어강습원 개설 등을 했으며, 경술국치 뒤에는 숙명여자고등학교를 비롯하여 무릇 9개교에서 가르친 것은 물론, 일요일에는 조선어강습원에서 수많은 후진을 깨우치느라 여러 교재를 보따리에 넣고 다녀서 별명이 ‘주보따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동분서주하며 정열을 불태웠지요. 그러던 선생은 과로로 38세의 젊은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정부에서는 선생의 공훈을 기리어 1980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