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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편지

밤새 진흙탕 물을 퍼내고 발굴한 "백제대향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73]

[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금으로부터 25여 년 전인 1993년 12월 12일 저녁 날이 어두워 질 무렵, 충남 부여 능산리절터(사적 제434호)에서는 발굴단이 논바닥에서 무언가 심상치 않은 물체를 발견합니다. 이에 발굴단은 어둠을 불로 밝히며 차가운 논바닥 진흙탕에 엎드려 일회용 종이컵으로 조심조심 물을 퍼냅니다. 이윽고 진흙탕 속에서는 무령왕릉 발굴 이래 백제 고고학이 거둔 가장 큰 성과로 손꼽히는 <백제금동대향로>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됩니다. 1천 4백여 년이나 어둠 속에 묻혀 있던 대향로는 온전한 모습으로 발굴되었는데 아마도 진흙 속에 묻혀 공기가 차단된 덕이었을 것으로 봅니다.

 

 

<백제금동대향로>는 신선(神仙)이 사는 도교의 이상세계를 표현하였습니다. 맨 위의 봉황과 몸체 그리고 용 받침대까지 모두 네 부분으로 구성됐으며, 신선계, 인간계, 저승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뚜껑 꼭대기에는 봉황이 목과 부리로 여의주를 품고 날개를 편 채 힘 있게 서 있으며, 몸체는 활짝 피어난 연꽃을 닮았고, 받침대는 그 연꽃 밑 부분을 입으로 문 채 하늘로 치솟듯 떠받는 한 마리의 용이 되었습니다. 봉황 앞가슴과 악사(樂士)상 앞뒤에는 5개의 구멍으로 향 연기가 자연스럽게 피어오르는 정교함과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갖춰 동아시아 고대 금속 공예의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렇게 백제인의 탁월한 예술 감각과 뛰어난 공예 기술, 나아가 종교와 사상까지 엿볼 수 있는 <백제금동대향로>는 우리나라 대표 문화유산 가운데 하나로 국보 제287호로 지정되어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에 상설 전시 중입니다. 최근 이 대향로는 ‘문화재 종합병원’인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의 최첨단 컴퓨터 단층촬영장비(CT)로 검사한 결과, 백제금동대향로의 ‘건강’은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하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