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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벽돌로 쌓은 것처럼 보이는 “분황사 모전석탑”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7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주 분황사에 가면 높이 9.3m의 국보 제30호 “분황사 모전석탑(芬皇寺 模塼石塔)”이 있습니다. 이 모전석탑은 현재 남아있는 신라 석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걸작품으로, 멀리서 보면 마치 벽돌로 쌓은 전탑(塼塔)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돌 하나하나를 벽돌 모양으로 깎아서 만든 탑이어서 모전석탑 곧 "전탑을 모방한 석탑"이란 이름이 붙었지요. 원래 9층이었다는 기록이 있지만 지금은 3층만 남아있습니다. 탑은 널찍한 1단의 기단(基壇)이 있고 그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착실히 쌓아올린 모습입니다.

 

 

탑신 4면에는 두 짝의 돌문을 달아 여닫게 한 작은 불상을 모신 감실(龕室)이 만들어져 있고, 그 좌우에 인왕상(仁王像, 절이나 불전의 문 또는 불상 등을 지키는 불교의 수호신)을 두었습니다. 이 모전석탑은 선덕여왕 3년(634) 분황사의 창건과 함께 세운 것으로 짐작되며, 부드러우면서도 힘차게 표현된 인왕상 조각은 당시 7세기 신라 조각양식을 살피는데 좋은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1915년 일본인에 의해 수리된 이후 지금까지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수리 당시 탑 안에서 사리함과 구슬 등의 많은 유물들이 발견되었지요.

 

분황사(芬皇寺)는 '향기 나는 황제의 절'이라는 뜻입니다. 당나라 태종이 신라의 선덕여왕에게 모란꽃 그림과 꽃씨를 보냈는데 남편이 없는 선덕여왕을 희롱하려고 당 태종이 꽃이 피어도 향기가 나지 않는 모란을 보낸 것입니다. 하지만 선덕여왕은 634년(선덕여왕 3년)에 분황사를 짓고, '향기 나는 여왕'임을 선포했다고 하지요. 분황사는 643년 자장이 당나라에서 돌아왔을 때 머물렀던 절이고, 원효도 이 절에서 있으면서 많은 글을 썼는데 경덕왕 14년(755)에는 무게가 30만 6000근이 넘는 약사여래입상을 만들어 봉양했다고도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