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우리문화편지

놀보가 잊어버린 이름 화초장, 화각장의 예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9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고초장, 된장, 간장, 뗏장, 아이고 아니로고나

    초장화, 초장화, 초장화, 장화초, 장화초 아이고 이것도 아니로구나.

    이것이 무엇일까? 방장, 천장, 송장, 접장

    아이고 이것도 아니로구나. 이것이 무엇일까? 갑갑하여 못살겠네.”

 

위 노래는 판소리 “흥부가” 가운데 “화초장 타령” 일부입니다. 부자가 된 흥보를 찾아간 놀부는 방 안에 있는 화려한 화초장을 보고 그걸 빼앗아서 돌아오지요. 신이 난 나머지 “화초장, 화초장….” 하고 노래를 부르던 놀부는 도랑 하나를 건너뛰다 깜빡 그 이름을 잊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고초장, 된장, 간장, 뗏장” 하면서 “장” 자가 들어간 온갖 이름을 다 불러보지만,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여기 나오는 화초장(花草欌)은 장 문판에 세밀한 화각공예 기법으로 꽃 그림 장식을 했으며, 부귀(富貴), 공명(功名), 만수무강(萬壽無疆) 같은 글자를 새겨 넣기도 합니다. 장 안에는 해충의 침입을 막으려고 한지나 비단을 발라 둔 옷장이나 의걸이장(위는 옷을 걸게 되고 아래는 반닫이로 된 장)을 쓰는 장이지요. 같은 기법으로 만드는 화초문갑도 있는데 이 화초장은 쇠뿔로 만드는 예술로써 국가무형문화재 109호 화각장 장인이 작품을 빚습니다.

 

화초장은 놀부가 욕심을 내서 직접 지고 갈 만큼 아름다운 장입니다. 조선시대 안방에는 꼭 이 아름다운 화초장이 있었지요. 화초장은 조선시대 안방을 장식했던 화초장, 이젠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지만,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가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