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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필요한 것, 시를 사랑하기 “오사다 히로시”

[맛있는 일본이야기 454[

[신한국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느 날 한 마리의 타조가 살해되었다

   누가 살해했나 타조를?

 

   나는 아니다 참새가 말했다

   살해자의 짓이다

   살해된 것을 살해한 것은

 

   그러면 누가 보았나

   타조가 살해된 것을?

 

   나는 아니다 파리가 말했다

   살해자의 짓이다

   아무도 보지 못했다 살해하는 것을

 

                    - 오사다 히로시 ‘누가 타조를 살해했나’ 가운데 -

 

타조를 살해한 것은 누구란 말인가? 시는 이어진다. 참새, 파리, 물고기, 투구풍뎅이, 부엉이, 촉새, 종달새, 공작, 비둘기, 소리개, 굴뚝새, 개똥지빠귀, 소에 이르도록 타조를 살해한 범인을 본 자를 찾는 구절이 시어로 얽혀있다. 이 시는 오사다 히로시의 ‘첫 번째 질문’이란 시와 함께 그의 대표적인 시다.

 

 

   최근에 강을 바라본 것은 언제인가?

   모래 위에 앉아 본 것은, 풀밭에 앉아 본 것은?

   ‘아름답다’고 당신이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좋아하는 꽃 일곱 가지를 말할 수 있는가?

   당신에게 있어서 우리란 누구인가?

 

                                  - 오사다 히로시 ‘첫 번째 질문’ 가운데 -

 

후쿠시마 출신인 오사다 히로시(長田弘, 1939-2015)는 시인이자, 평론가로 활동했으며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고단샤 출판문화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그는 제2차대전 때 유소년기를 보냈으며 1960년대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꼽힌다. 이 시대 시인들을 가리켜 언어의 혁명, 감수성의 혁명가들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데 오사다 히로시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를 이해하는 것 보다는 시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상에서 시를 즐기라는 말일 것이다.

 

 

오사다 히로시의 대표적인 시집으로는 《심호흡의 필요》, 《한 번뿐인 식탁》, 《시의 나무 아래에서》, 《기적》 따위가 있으며 ‘첫 번째 질문'은 일본 교과서에 실린 명시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도 《첫 번째 질문》, 《아이는 웃는다》와 같은 책들이 번역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