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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와규(和牛)를 뛰어넘는 육질 제주 흑우(黑牛)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3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소고기’들의 전쟁이 치열합니다. 미국산 소고기를 비롯한 수입 소고기들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야금먹기(잠식)하면서 이에 대응하려는 노력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농업전망 2018’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쇠고기 자급률은 41%에 그쳤지요. 이렇게 치열하게 밀고 들어오는 수입 소고기에 대항하는 것은 누렁소 곧 한우입니다. 그러나 한우보다 더 뛰어난 육질의 소가 바로 제주 흑우(黑牛)임을 아시나요?

 

 

제주 흑우는 한우에 속하는 품종이지만 일반 한우와 달리 검은 털을 가진 선사시대 이후 제주도에서만 길러온 온 토종소로 2013년 7월 22일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일제가 일본으로 빼앗아 가고, 1957년 외국종 고기소가 들어오면서 멸종위기에 처해졌으나 1993년부터 제주축산진흥원과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하여 현재 제주축산진흥원에만 130여 마리가 자라고 있습니다. 2002년에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제주 흑우가 우리나라 한우 4품종 가운데 하나로 등록되었으며,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제주 흑우 보호 및 육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제주도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민간에서 ‘검은쉐’라고 부르는 제주 흑우는 《승정원일기》 1679년 기록에 한해 20 마리씩 진상하도록 했고 이를 위해 제주 목사는 모동장(毛洞場), 가파도 별둔장, 천미장(川尾場), 황태장(黃泰場)을 만들어 운영하였다고 합니다. 그밖에 《중종실록》, 《영조실록》, 《비변사등록》 등에도 기록이 있으며, 제주 신화에도 등장할 정도로 흑우는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큰 소지요. 제주대 연구에 따르면 고기의 맛을 내는 올레인산 함량이 55%에 달해 올레인산 함량 47~48%인 누렁소 한우보다 높고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일본 와규(和牛)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아 맛과 품질은 으뜸 수준으로 꼽힙니다. 특히 일본 와규의 원조인 ‘미시마소(見島牛)’가 제주흑우에서 유래됐다는 얘기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