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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가족사진 보는듯한 그림, 신한평 <자모육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5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마치 가족사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을 봅니다. 얼굴이 후덕하고 인자한 모습의 어머니는 아기를 안고 젖을 먹이면서 아기 발을 다독여주고 있습니다. 또 그림에서 아기는 엄마 젖을 빨기도 하지만, 오른손으로는 엄마 젖을 만지작거리고 있지요. 그 오른 쪽으로는 눈물을 닦고 있는 한 아이가 서있습니다. 마치 동생에게 엄마의 사랑을 빼앗긴 서러움을 삭이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가 하면 왼쪽에는 이 아이들의 누나로 보이는 여자 아이가 다 컸다는 듯 혼자 복주머니를 만지며 놀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조선 후기의 화원 일재(逸齋) 신한평(申漢枰, 1726∼?)의 <자모육아(慈母育兒)>라는 그림인데 신한평은 풍속화가로 유명한 혜원 신윤복의 아버지입니다. 《정조실록》에 보면 “임금이 8월 26일 화사(畫師) 한종유(韓宗裕)》ㆍ신한평(申漢枰)ㆍ김홍도(金弘道) 3인에게 명하여 어진(御眞) 각 1본(本)을 그리게 하시고, 9월 1일에는 영화당(暎花堂)에 왕림하시어 승지 등 신하들의 등을 만나보고서 어진 초본(初本)을 보시었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신한평은 단원 김홍도와 더불어 정조의 신임을 받았던 화원으로 보입니다.

 

신한평은 ‘원교이광사초상도(圓嶠李匡師肖像圖, 국립중앙박물관 소장)’ㆍ‘우경산수도(雨景山水圖)’ㆍ‘화조도’ㆍ‘묵모란도(墨牡丹圖)’ 따위 그림으로 알려진 사람으로 산수화ㆍ인물화ㆍ초상화ㆍ꽃그림을 잘 그렸다고 하지요. 아마도 신윤복이 그림을 잘 그린 것은 아버지 신한평의 소질을 물려받은 덕인가 봅니다. 사진이 없었을 때는 가족사진 대신 이렇게 그림을 그려놓기도 했던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