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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낙관이 없는 조속의 그림 <새와 까치>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0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시대의 그림 가운데는 꽃과 새를 그린 화조화(花鳥畵)가 있습니다. 넓은 의미로는 날짐승 곧 새만이 아닌 네 발 달린 짐승 곧 길짐승까지 동물전체를 포함하는 것을 말하는데 동양회화권에서 산수(山水)와 인물(人物) 다음으로 많이 그렸지요. 새나 짐승을 곁들이고 꽃이 핀 가지를 그린 화조화는 영모절지화(翎毛折枝畵)라고도 부르는데 그 가운데는 시서화에 두루 능한 17세기의 대표적인 문인화가 창강(滄江) 조속(趙涑)의 〈새와 까치(鳥鵲圖)〉도 있습니다.

 

 

세로 112.4cm, 가로 57.3cm 크기의 그림 〈새와 까치〉는 마치 창을 통해 내다보는 듯 나뭇가지에 앉은 한 쌍의 까치와 참새가 주인공입니다. 시원스럽게 뻗어있는 매화가 매우 역동적으로 그려 있고, 흑백의 대비가 강한 까치는 힘찬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그림 전체적으로는 잔재주를 부리지 않은 거친 붓자국에서 정직하고도 자연스러운 멋과 문기를 느끼게 되면서 매우 격조 높은 세련미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조속은 인조반정(仁祖反正)에 참여하며 큰 공을 세웠으나 영달의 길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갔지요. 그리고 학문에 전념한 것은 물론 서화를 즐겨 그렸으며, 경치 좋은 곳을 찾아다니는 등 조촐한 선비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는 평생을 벼슬에 나가지 않고 숨어 지낸 선비답게 그림에 전혀 낙관을 하지 않았는데 그 까닭에 진품을 찾으려면 표현 양식에 의지할 수밖에 없지요. 현재 조속의 그림으로 확인된 것에는 이 〈새와 까치〉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의 <금궤도(金櫃圖)>, 간송미술미술문화재단의 <고매서작도(古梅瑞鵲圖)>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