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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은 들어오고 귀신은 물러가라는 일본의 ‘입춘’

[맛있는 일본이야기 474]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그제(2월 4일)는 입춘이었지만 설날 연휴 중인 한국에서는 입춘을 별로 의식하지 않고 지나버린 느낌이다. 설날 연휴가 아니었더라도 특별한 입춘 행사가 없는 게 우리 풍습이긴 하지만 건양다경(建陽多慶)과 같은 입춘축을 붙이는 모습 정도는 텔레비전 화면에서 볼 수 있다.

 

일본은 어떠한가? 일본에서는 입춘에 대한 풍습이 남아있어 곳곳에서 입춘 행사를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입춘을 절분(세츠분, 節分)이라 해서 사악한 귀신을 몰아내기 위한 콩 뿌리기(마메마키) 행사를 전국의 절이나 신사(神社)에서 행한다. “복은 들어오고 귀신은 물러가라(후쿠와 우치, 오니와 소토, 福は內、鬼は外)”라고 하면서 콩을 뿌리고 볶은 콩을 자기 나이 수만큼 먹으면 한 해 동안 아프지 않고 감기도 안 걸리며 모든 악귀에서 보호 받는다는 믿음이 있다.

 

 

절분(세츠분, 節分)은 보통 입춘 전날을 말하는데 이때는 새로운 계절이 돌아와 추운 겨울이 끝나고 사람들이 활동하기도 좋지만 귀신도 슬슬 활동하기 좋은 때라고 여겨서인지 이날 사악한 귀신을 물리치기 위한 콩 뿌리기(마메마키) 행사를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는 것이다. 절분행사는 예전에 궁중에서 시작했는데 《연희식, 905년》에 보면 색색으로 물들인 흙으로 빚은 토우동자(土牛童子)를 궁궐 안에 있는 사방의 문에 걸어두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 인형은 대한(大寒) 전날 밤에 만들어 입춘 전날 밤에 치웠다.

 

토우동자 풍습은 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1185)의 츠이나(追儺, 마메마키 곧 콩 뿌리기)와 밀접한데 이는 곧 귀신을 물리치는 행사로 이후 무로마치시대(室町時代, 1336-1573)로 내려오면 토우동자의 장식은 사라지고 복숭아 나뭇가지를 신성시하는 콩 뿌리기 행사로 변한다. 복숭아 나뭇가지는 고대 중국과 한국에서도 귀신을 쫓는 주술적인 나무로 통했다.

 

 

오늘날 일본에서 절분날에 행하는 “복은 들어오고 귀신은 물러가라”고 외치는 말은 1447년 임제종의 승려가 지은 《와운일건록(臥雲日件錄)》에 “귀외복내(鬼外福內)”라고 한데서 유래한다. 그럼 왜 하필 콩을 뿌리는 것일까? 그것은 예부터 곡물에 생명력이 있어 귀신을 쫓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던 데서 유래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콩이라는 일본말 마메(豆) 와 악귀를 뜻하는 말인 마메(魔滅)가 같은 소리가 난다는 뜻에서 콩이 선택 된 것이다.

 

그러나 북해도나 동북 지방, 남큐슈 지방에서는 땅콩을 뿌리기도 하며 또 일부 지역에서는 쌀이나 보리, 숯 따위를 뿌리기도 하는 등 지방마다 약간씩 다르다. 예전에는 집에서 콩을 볶아 썼지만 지금은 절분날이 가까워 오면 수퍼에서 다양한 크기로 예쁜 포장을 해서 판다. 마치 한국에서 정월 대보름이 다가오면 수퍼나 가게에 땅콩이나 호두, 잣 같은 부럼이 등장하는 것과 같이 일본에도 절분날 콩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이때를 노려 제과점 등에서는 도깨비 케이크 등을 선보이기도 하는 등 상술과 연관된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