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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임금님 은혜를 베풀었다는 “북새선은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3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시대 과거시험은 어떻게 치러졌을까요? 여기 그 자세한 내용이 담긴 그림이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한시각(韓時覺)의 “북새선은도(北塞宣恩圖)”가 그것인데 세로 57.9cm, 가로가 674.1cm로 아주 큰 그림입니다. 한시각은 조선 후기의 화원화가로 통신사를 따라 일본에 건너가서 대나무 그림을 그리기도 했고, 송시열의 초상화도 그렸다고 전해지지요. <북새선은도>는 1664년(현종 5년) 함경도 길주목에서 있었던 무과 과거 시험 장면을 그린 기록화입니다. 이 그림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그리는 방법 곧 부감법(俯瞰法)으로 그렸는데 새가 높이 날아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 같다 하여 조감법(鳥瞰法)이라고도 합니다.

 

 

함경도는 오래 소외된 땅이었는데 17세기 중반 청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하였지요. 그래서 조정에서는 이곳 인재를 등용함으로써 변방 지역 사람들을 어루만지고 그곳의 실정을 파악하려고 과거시험을 치른 것입니다. 따라서 그림의 이름을 북쪽 변방에 임금님의 은혜를 베풀었다는 뜻으로 ‘북새선은(北塞宣恩)’이라고 한 것이지요.

 

두루마리 형식의 이 그림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머리에는 ‘북새선은(北塞宣恩혜)’이라는 예서체의 제명이 적혀 있고 「길주목도회시(吉州牧都會試)」, 「함흥부문무과방방도(咸興府文武科放榜圖)」가 그려져 있습니다. 끝에는 시관(試官) 명단, 시험 일자, 제목, 합격자 명단, 합격자 출신군별 통계 등을 적은 기록이 적혀 있지요. 특히 이 그림은 휘날리는 군기와 천막들, 활 쏘는 모습, 표적의 모양 등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어 17세기 실경산수화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고 합니다.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시절에는 <북새선은도> 같은 기록화는 우리에게 소중한 자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