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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3.1운동ㆍ임시정부수립 100돌 사진전, KBS홀 광장서 열려

사진전과 음악회등 풍성한 프로그램, 6일까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그제(3일) 오전 10시 반, 서울 여의도 KBS홀 광장에서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사진전 개막식이 열렸다. 다소 쌀쌀한 날씨임에도 100여명의 참석자들이 모여 일제침략기에 민족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고군분투한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겼다.

 

전시장 손병희 어록에는“우리가 만세를 부른다고 당장 독립이 되는 것은 아니오. 그러나 겨레의 가슴에 독립정신을 일깨워주기 위해 이번 기회에 꼭 만세를 불러야겠소.” - 1919년 2월 22일, 의암 손병희- 라는 글귀가 옷깃을 여미게 한다.

 

 

그런가 하면 남강 이승훈 선생 어록에는 “우리가 할 일은 민족의 역량을 기르는 일이지 남과 연결하여 남의 힘을 불러들이는 일이 아니다. 씨앗이 땅 속에 들어가 무거운 흙을 들치고 올라 올 때 제 힘으로 들치지 남의 힘으로 올라오는 것을 본 일이 없다.” 고 적혀있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황해도, 평안도, 충청도, 경상도, 경기도, 전라도, 강원도 등 나라 안과 하얼빈, 용정 등 중국에서 만세운동에 참여하다 순국하거나 부상한 사람들, 투옥된 사람들과 집회수 등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각 지역별 현황판과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의 사진 등이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고장의 만세운동 참여사실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으며 전시기간 동안 의병연구가인 이태룡 박사의 해박한 해설이 곁들여져 선열들의 독립운동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번 전시회의 자료집 <3.1운동 100년, 108쪽>을 만들고 전시기간 내에 해설을 맡은 이태룡 박사는 "민족대표 33인 중에 손병희, 한용운 등 8명이 가장 중형인 징역 3년이었으니 맨손으로 시위를 벌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보다 가벼운 형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특히 헌병의 즉결처분이나 약식재판에 의한 태형(매질)으로 고초를 겪은 1만여명에 대한 재판기록은 원칙적으로 없는 실정이다. 100년전 맨손으로 자주독립을 위해 민족의 제단에 몸을 바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자료집을 만들고 사진전을 열수 있게 도움을 준 한국방송공사(양승동 사장)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태룡 박사가 만든 자료집에는 3.1운동 계보도와 대한독립선언서(무오독립선언서) 등 4종의 선언서, 그리고 '조국혼은 빼앗지 못한다' 등의 종래 보지 못한 희귀 자료 등도 수록되어 있다.

 

역사학자 박은식 선생의 기록에 따르면, 1919년 3월부터 5월까지 집회수 1542회, 시위 참가자 202만 3098명, 부상자 1만 5961명, 구속자 4만 6948명이고 순국자는 7509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일제의 감시가 심한 가운데 집계한 것이라서 순국자만도 이보다 훨씬 웃도는 숫자라는 게 정설이다.

 

 

정인석(48살, 혜화동) 씨는 방송국에 일이 있어 왔다가 사진전이 있는 것을 알고 전시장엘 들렸다면서 “3.1운동을 맞이해 각 곳에서 사진전을 많이 열고 있지만 이번 전시처럼 당시의 인적 피해 사항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전시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혹시 필요할 것 같아 카메라에 일일이 담았는데 자세한 기록 자료인 <3.1운동 자료집, 이태룡 박사 엮음>을 무료로 나눠주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인 아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여의도에 사무실이 있는 이춘미(32살, 회사원) 씨는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산책겸 들려 전시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전시 사진 가운데 평남 맹산 만세시위 때 시위자를 묶고 바지를 반쯤 내려 엉덩이가 드러난 상태에서 매질을 하는 모습이 가슴 아팠습니다. 일본 순사놈들은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도록 남녀 구별 없이 아랫도리를 벗겨놓고 까칠한 삼베 몽둥이로 사정없이 내리쳤다니 아프기도 아프지만 특히 여성들의 수치심이 오죽했을까 싶어 치가 떨리네요”라고 했다.

 

 

한 장의 사진이 천 마디 만 마디 말보다 더 큰 울림을 준다. 관람자가 말했듯이 ‘평남 맹산 시위 때 매질(태형)’ 사진은 일제의 극악무도함을 대변하는 사진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받은 사진이다. 그러나 이 보다 더 극악한 일은 ‘맹산학살사건’으로 이때 54명이 목숨을 잃었다.

 

1919년 3월 6일 평남 맹산군 맹산면에서는 3월 6일부터 천도교인들이 모여 만세시위를 벌였다. 일제는 3월 10일 오전 보병 10명을 맹산면에 파견하고 그날 오후 2시 무렵 천도교인 약 100명을 맹산공립보통학교 문 앞으로 모이게 한 뒤 주도자 4명을 체포하여 고문했다. 이에 군중들이 몰려와 지도자의 석방을 요구하자 군중들을 분견소 앞마당에 몰아넣고 총격을 가해 54명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것이 3.1운동 최대 참극인 ‘맹산학살사건’인 것이다.

 

이번 전시장에는 각 지역의 독립운동 사진, 피해 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무오독립선언서, 2.8독립선언서, 기미독립선언서, 대한독립여자선언서 등도 전시하여 선열들의 독립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KBS는 이번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사진전 외에도 어제(4일) 저녁에는 봄꽃음악회로 ‘추억하라 콘서트 7080’을 열었고 5일(금) 저녁에는 국악콘서트 <봄, 국악을 더하다>를 연다.

 

 

【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사진전 안내】

사진전은 6일(토)까지 이어지며, 장소는 KBS홀 광장에서 전시 중이며 관람객들에게는 이태룡 박사가 정리한 <3.1운동 자료집>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