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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광화문 현판, 훈민정음서 따모아 한글로 쓰자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5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光化門) 현판이 또 바뀐다고 하는데 광복 이후로만 네 번째 현판을 바꿔다는 것입니다. 문화재청은 지난 1월 30일 "광화문 현판의 원래 색상이 검은색 바탕에 금박(金箔) 글자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된 현판을 떼고 새 현판을 달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달려있는 현판은 2010년 복원한 것으로 현판에 금이 가 말이 많았던 것으로 이번엔 고증 자체가 잘못됐다는 얘기여서 국민의 꾸지람을 듣는 것은 당연한 것이란 생각입니다.

 

 

사실 2010년 복원할 때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국을 상징하는 경복궁 광화문에 한자로 된 현판이 가당치도 않다고 하면서 한글로 된 현판을 달자는 주장을 끊임없이 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문화재청은 문화재 복원은 원형대로 해야 한다고 하면서 고종 때 훈련대장의 글씨가 원형이라며, 한자 현판을 고집해 달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글씨는 광화문 창건 때의 글씨도 아니어서 원형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어설프다는 지적을 받지요. 더구나 색깔이 잘못 된 것이라면 더더욱 원형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실제 문화재청이 원형을 주장하는 것도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1396년 완공된 숙정문이나 혜화문을 1976년과 1992년에 복원하면서 현판 글씨를 현대에 맞춰 왼쪽부터 써 달았지요. 원형이라면 조선시대 한자 글씨가 모두 그랬던 것처럼 오른쪽부터 써야 했던 것입니다. 그때는 현대에 맞추고 지금은 원형을 주장하는 문화재청의 오락가락 행정은 줏대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진정 배달겨레로서의 주체성이 있다면 지금 있지도 않은 원형 타령을 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에서 따모아(집자, 集字) 한글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