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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아름다운 시, 연길의 봄을 수놓다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 주관 “안생 시인 시낭송회” 열려
석화시인이 전하는 중국의 배달겨레이야기 10

[우리문화신문=석화 중국지사장]  사월에 들어 화사한 봄빛이 무르녹는 지난 토요일(20일), 중국 연길에서는 아름다운 시로 새봄을 수놓는 남다른 행사가 펼쳐졌다.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와 연변봄빛문인회에서주관하고 <연변일보>사, 연변신시학회, 연변진달래녀자서원, 왕청현작가협회, 돈화시홍가예술단, 연변작가협회, 《연변문학》 편집부, 길림성신시학회, 길림성한어소품연구회, 연변시사학회 등 여러 관계부문에서 참여한 “봄날의 초대ㆍ안생시인 시낭송회”가 성황리에 열린 것이다.

 

아침 일찍부터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의 여성회원들은 예쁜 우리 옷을 떨쳐입고 낭송회가 열리는 대회장인 한성호텔에 모여왔고 멀리 돈화시의 낭송애호자들과 축가를 선물할 돈화시홍가예술단 성원들은 연길 행 고속열차를 타고 연길서역에 도착하여 단체버스로 대회장에 이르렀다.

 

 

 

대회장은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에 피어나는 웃음꽃과 서로 주고받는 인사말, 즐거운 담소로 따뜻한 봄기운이 넘쳐났다. 시인들과 낭송가들, 축가를 선물할 가수와 여러 미디어에서 온 기자들 그리고 관객들이 어울려 흐드러지는 봄빛이 가득 넘쳐났던 것이다.

 

9시 30 분, 이윽고 이름난 사회자들인 박송천 시인과 김진홍 시인이 무대에 올라 행사진행을 선고하고 시낭송이 펼쳐졌다. 한껏 부푼 가슴을 안고 단에 오른 낭송자들은 멋진 배경화면과 아름다운 배음음악에 맞추어 안생 시인의 시를 낭송하였다.

 

빈 들판을 걸어가며

저도 몰래

오래 전 읽었던 글귀를 떠올린다

 

봄날의 종다리 날아올라

내 창가에 노랫가락 떨어뜨리고

또 날아가버린다……

                                   

                                        -  “빈 들판을 걸어가며”

 

북쪽으로

줄곧 북쪽으로…….

 

내 돌아가노라, 고향이여!

내 돌아가노라, 아리랑이여!

 

꿈속의 진달래는

고향의 산기슭에 피고

두만강기슭에는

판소리가락이 흐드러지거니

어머니의 도라지노랫가락

눈 덮인 마을 휘저어 가더라……

 

아,

바람에 일렁이는 벼파도, 마을의 흰 연기

돌아오거라, 대지에서 수확하는 친인들이여!

 

돌아오는 길 그리도 멀어

흐르는 눈물 멈출 수 없어라

더 머뭇거리지 말자, 피곤해진 마음

그대 옛 시절로 돌아가려니

난 그대의 것이거니

나의 부끄러움, 외로움

그대의 웃음과 힘……

 

                                            -  “북쪽으로 가는 열차”

 

한편 또 한편의 아름다운 시편들은 낭송가들의 훌륭한 표현에 호흡이 실려 관객들의 가슴에 구절구절 흘러 들며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중국작가협회 회원이며 연변신시학회 회장인 안생 시인은 다년간 훌륭한 시작품으로 독자들에게 많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용정 본적 조선족 부모의 아들로 돈화시에서 태어난 시인은 한족동네에서 자라면서 중국어로 시공부를 하였다.

 

중국로신문학학원, 길림성중청년작가고급연구반을 수료하며 훌륭하게 시적 기량을 닦은 시인은 시집 《무리진의 밤(舞里镇的夜)》과 장시 《두만강(图们江)》, 《아리랑(阿里郎)》 등을 썼고 중국의 유명 문학지들인 《작가(作家)》, 《시조(诗潮)》, 《서부문학(西部文学)》, 《시동북(诗东北)》, 《춘풍문예(春风文艺)》 등에 많은 작품을 발표하였고 한국의 《동포문학》, 《문학시선》 등 문학지에 작품이 소개되기도 하였다.

 

이번 “봄날의 초대ㆍ안생 시인 시낭송회”는 특히 중국과 연변시단에서는 처음으로 조선어와 한어(중국어)의 2중언어로 낭송이 펼쳐졌다는데 의미가 있다. 연변대학의 문학박사생 지도교수 우상렬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안생 시인은 중국 조선족의 민족적 신분으로 한어 시창작에 전념하여 훌륭한 성과를 이루어내었다. 그의 시에는 조선민족적인 정서가 깊게 깔려있으며 부모님과 주변의 친척, 친인들에 대한 애정, 우리 민족의 역사와 아름다운 고향산천에 대한 찬가가 흘러넘치는데 이 모든 것이 한어로 쓰여 수많은 한족동포들의 가슴도 뜨겁게 울려주었다는 데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는 중국조선족시인들에게 모어의 창작과 함께 중국의 주류문단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하는데 사색을 던져주고 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 리정림 회장은 낭송회를 마치고 이런 소감을 말했다.

 

“새봄을 맞아 아름다운 시로 가슴을 적시게 되어 매우 즐겁다. 훌륭한 시를 써준 안생 시인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처음으로 한족낭송가들과 한 무대에 서게 되어 많이 흥분됐다. 중국 땅에서 형제민족으로 이웃하며 살면서 우리 조선족 낭송가와 한족 낭송가들이 이렇게 시적으로도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기쁘다. 우리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에서는 형제민족이 어울리는 이와 같은 다양한 문화행사를 자주 펼칠 것이다.”

 

낭송회는 또한 연변의 인기가수 김홍련이 부른 “새봄이로세”, 돈화시홍가예술단에서 표현한 남녀4중창 “봄으로 가네”와 과외가수들인 최춘자가 부른 “밀림은 푸른 바다 나는 갈매기”, 왕염추(王艶秋)가 부른 “잊을 수 없는 그날” 등 노래선물로 장내가 후끈 달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