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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임진왜란 때 왜구를 추격하는데 썼던 중완구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8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남 진주 국립진주박물관에 가면 보물 제858호 <중완구(中碗口)>란 화포 하나가 있습니다. 이 중완구 약실 표면에는 오목새김(음각)으로 ‘萬曆十八年九月 日營 鑄成震天雷○里重八十五斤 高州浦匠 李勿金(만력18년9월 일영 주성진천뢰여리중85근 고주포장 이물금)’이라고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로 미루어 보아 이 완구는 1590년 9월에 고주포영에서 화포장 이물금(李勿金)이 주조한 것으로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 완구에서 쓰는 포탄)을 발사하면 1리(약 0.4km)를 갈 수 있고, 무게는 85근(약 51kg)정도라고 합니다.

 

 

완구는 일명 ‘댕구’라고도 부르는데 불씨를 손으로 점화하여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ㆍ단석(團石, 포탄의 하나) 등의 탄환을 발사하는 화포의 하나입니다. 완구는 크게 완(碗), 격목통(激木筒), 약통(藥筒)의 3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완은 발사물 곧 큰 돌이나 쇠공 등 포탄을 올려놓는 곳으로 그릇 모양을 하고 있지요. 또 약통은 화약을 넣는 곳으로 점화선을 끼우는 점화구멍을 2개 가지고 있습니다. 약통과 완 사이에는 격목통이 있는데 이곳에는 화약이 폭발할 때 생기는 폭발력을 완에 전달하기 위한 나무로 만든 격목이 있지요.

 

전체 길이 64.5㎝인 이 중완구(中碗口)는 기록에 따르면 원래 선조 23년(1590) 9월에 함경도 지방의 이물금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임진왜란 때 도주하는 왜구를 추격하기 위해 이곳 경상남도 하동까지 옮겨 온 것으로 보입니다. 오랜 세월 땅 속에 묻혀있었지만, 흠이 전혀 없고 만든 기술이 정교한 것은 물론 주조한 때가 확실하고, 임진왜란 때 직접 사용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유물로 무기 발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지요.